"전쟁을 끝내는 데 동포 여러분이 힘써 주세요"

조지아 애틀란타에서 박한식 교수와 이재봉 교수의 '한반도 전쟁 위기와 종전 평화' 강연회

등록 2023.03.06 10:49수정 2023.03.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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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평화포럼의 강연회 포스터 3월 4일 토요일 오후 2시(미국 현지시간)에 박한식&이재봉 교수의 강연회가 조지아 평화포럼의 주최로 열렸다 ⓒ 조지아 평화포럼

 
평화, 정의, 화해를 위한 조지아인들의 열린 모임인 '조지아 평화포럼'이 3월 4일, 박한식 교수와 이재봉 교수 초청 강연회로 시작됐다. 

애틀란타 한인교회에서 열린 이날 강연회는 임춘식 목사 사회, 장종식 목사 기도, 이재봉 교수의 박한식 교수 소개, 박한식 교수 강연, 사회자의 이재봉 교수 소개, 이재봉 교수 강연,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줌미팅으로 동시 진행된 이 행사에는 55명이 참여했다(유튜브 링크로 보기).

평화학자 박한식 교수와 이재봉 교수는 누구?

박한식 명예교수는 1970년부터 2015년까지 조지아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를 지낸 세계적 석학으로, 1994년 카터 대통령, 2009년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북미 간 전쟁을 막은 평화 중재자이다.

박 교수는 <선을 넘어 생각한다 : 남과 북을 갈라놓는 12가지 편견에 관하여>(부키, 2018), <평화에 미치다>(삼인, 2021), <Quest for Peace: A Memoir>(카톨릭 동북아평화연구소, 2023)에서 평화 중재자와 북한 전문가로서의 연구와 여정을 성찰했다. 2010년 예비 노벨평화상이라 평가받는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받았고, 2021년 한겨레통일문화상을 받았다.

이재봉 명예교수는 1994년 하와이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고, 1996년부터 원광대학교에서 미국정치, 북한사회, 통일문제, 평화연구 등을 강의하다 2020년 정년퇴임했다. 1999년부터 남이랑북이랑 통일운동을 주도하며, 2019년 한겨레통일문화상을 받았다.

이재봉 교수는 평생 '평화에 미쳐' 살아온 '평화학자 겸 평화운동가'인 박한식 교수 소개 코너에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박한식 교수가 북한 선수단을 위해 한 역할을 최초 공개했다. 델타항공과 코카콜라, 한인회의 도움으로 북한 선수단을 동포로서 환대했다는 이야기는 참석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박한식 교수는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질과 이질이 만나 더 높은 차원의 동질성을 창조시키는 것"이며 "평화는 조화"라고 강조했다. 50여 차례 방북에서 만난 세 종류의 사람을 보통사람, 북한사람, 우리 민족사람으로 구분하고 북한에서만 찾을 수 있는 이념적인 북한사람은 극복의 대상이니, 보통사람과 우리 민족사람에 의존해서 통일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시기, 질투, 파괴, 저주는 극복하고 민족 동질성 찾기를 통일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며, "한달에 한번 만나는 사랑방에서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고 있으니 들어오시라"고 2년 전부터 매달 한차례 이어온 강연 및 대화 모임인 사랑방을 소개했다. 이어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지 않으면 전쟁은 없다는 전제가 무너졌다"며, "평화조약, (북-미) 국교 정상화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전쟁 위기"

2001년 선제공격을 언급한 부시 대통령 이후, 선제공격의 신호가 보인다면 선제공격을 당했다고 선언하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긴장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남쪽은 끊임없이 연합훈련을 하고 북쪽은 미사일을 쏘아대는 상황이다. 

이재봉 교수는 한국, 북한, 미국의 군사 비용을 비교하고, GDP대비 국방비를 많이 쓰는 북한이 핵무장을 하는 이유에 대한 통계를 제공하며 객관적인 상황을 살펴보자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쟁이 일어난 뒤에 국가 소멸되고 모든 이가 죽은 후에 정권교체가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남북이 동시에 (도발을) 중단해야 하지만, 잃어버릴 것이 많은 강자인 한국이 먼저 중단해야지 않는가. 우리가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고 북한이 선제공격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끊임없이 한미연합훈련을 하는 이유를 중국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2012년 세계 최대 무역국(공장 겸 시장)인 중국을 적으로 삼으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인도-태평양구상(QUAD)에 합류하면, 국익에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이 교수는 미중 패권 경쟁과 전쟁 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주장은 아래와 같다. 

"첫째, 무역(관세)전쟁. 대중국 적자가 연평균 3500억 달러 미국은 중국을 견제 중이다. 한국의 대미 흑자가 150억 달러일 때, 트럼프는 한미FTA를 재협상하자고 했었다. 최대무역 상대국 1~2위인 중국과 미국이 싸우는 중이라 한국이 힘들다.

둘째, 반도체전쟁. 5G에서 미국은 중국에 추월당했고, 인공지능과 반도체칩에서 미-중이 치열한 경쟁 중인 상황. 칩4동맹(한국, 미국, 일본,대만)으로 중국 억제하려고 한다.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로 한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셋째, 대만 관련 미중갈등. 하나의 중국 정책 원칙인 중국과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에 군사물자 파는 미국. 중국은 자국을 분열시키는 미국에 반발 중이며, 내년 대만 선거에 따라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시, 중국의 미사일은 미국항공모함, 해외 최대 미군기지인 평택과 사드가 있는 성주를 겨눌 것이다." 


"해외동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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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온 동시강연회 왼쪽부터 사회자 임춘식 목사, 강연자 이재봉 교수, 박찬식 교수 ⓒ 전희경


이어 이 교수는 "미-중 전쟁이 터지면, 자동적으로 한국이 불바다가 된다. 미국이 덜 호전적이 되도록 미국 동포들이 힘을 써주시면 고맙겠다. 전쟁이 터지면 진보-보수 구별이 필요없다. 다 죽는다. 군인 1명 죽을 때 민간인이 4명 죽는다. 교회, 학교, 미국 어디든 미사일이 떨어진다"며, 한반도에 전쟁만큼은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참석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은 짧았지만 활발히 진행되었다. 참석자들은 '미중 패권경쟁이 중국 때문 아닌가', '강대국 사이에 놓인 남북이 미중 관계에 미칠 영향', '남북의 역량' 등에 대해 질문했다.

이재봉 교수는 "남한은 헌법1조에서 민주주의를 앞세우고 북한은 국호에서부터 민주주의를 내세운다"면서, "남한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해왔고, 북한은 '사회의 조화와 평등'을 중시하는 '인민민주주의'를 추구해왔다"며, "사회복지를 지향하는 북유럽사회민주주의가 낫다고 보지만, 상대를 인정하면서 공존하며 발전할 뿐 강요할 수는 없"으며, "오늘의 강연은 전쟁 방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전세계 200국 중 경제력 10등 군사력 6등으로 하드파워뿐만 아니라 기술력과 문화력 등 소프트 파워 최고 수준이다. 강대국 사이에서 눈치 보지 말고 자주적으로 나가야 한다. 누가 맞고 보다는 더 많이 잃어버릴 수 있는 쪽이 양보해야 전쟁 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며, 미국이 덜 호전적인 대외정책을 전개하도록 투표에 힘쓰는 등 해외동포로서 할 수 있는 해달라고 부탁했다.   한미연합군사연습이 3월 13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해외동포들은 일체의 군사행동을 모두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성명서에 서명을 하고, 피켓 시위를 하고, 집회 사진을 모아 동영상을 만드는 등 평화시민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 1일,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지난 117회기에 통과되지 못한 한반도 평화법안(H3446) 재발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브래드 셔먼 의원 등 20명 하원의원에 의해 초당적으로 재발의되었다. 

한국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노력, 평화협정 달성을 위한 국무부 로드맵 마련, 대북한 여행금지 조치에 대한 전면 재검토,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이나 다른 외국에 주둔하는 미군의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었다.

파괴적인 무기비용을 불평등과 기후 위기 해결에 투자하자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평화의 꿈은 현실이 되지 않을까? 적대와 대결이 아니라 화해와 협력, 외교로 풀어갈 때이다.
#한반도 전쟁위기 #종전 평화 #박한식 #이재봉 #조지아 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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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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