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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첫 헌법재판관, 과거 국회서 "전엔 확실한 것만 기소했는데"

대법원장, 신임 김형두·정정미 지명... <조선일보>가 우려한 후보들 모두 탈락

등록 2023.03.06 16:34수정 2023.03.0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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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들어 첫 헌법재판관 2명이 지명됐다. 6일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 예정인 이선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김형두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정년퇴임 예정인 이석태 재판관 후임으로는 정정미 대전고등법원 판사를 각각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날 나왔던 <조선일보> 단독보도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6일 새벽 <조선일보>는 '이선애·이석태 헌법재판관 후임에... 김명수, 측근 김흥준 등 지명 가능성'이란 제목으로 "대법원장이 진보 성향인 김흥준 부산고등법원장을 지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의사를 최근 주변에 내비친 것으로 5일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강조한 것은 "김흥준 법원장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었다.

또 <조선일보>는 "헌법재판관 후보 중 판사 출신인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며 "후보에 오른 김인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은 아니지만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며 대법원장 측근으로 불렸다"고 전했다. 이어 "임기가 끝나는 이선애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꼽힌다"며 "대법원장이 진보 성향 2명을 지명한다면 헌법재판관 구성이 '진보 5 대 중도·보수 4'에서 '6대3'으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도 후 곧바로 국민의힘 측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이날 아침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회의를 통해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2명이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결론이 난다면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특정성향 특정 연구단체 출신"이라며 이들 연구회 출신을 또 지명하면 "평가가 엄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나왔던 <조선일보> 우려와 국민의힘 경고가 일단은 통한 모양새다. 

대법원, 인선 기준 '다양성'으로 강조... 정정미 내정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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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미 신임 헌법재판관 내정자(왼쪽)와 김형두 내정자. ⓒ 대법원

 
실제로 이날 대법원이 강조한 인선 기준도 '다양성'이었다. 보도자료에서 "대법원장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구성 다양화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염두에 두는 한편, 헌법적 가치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공감 능력과 보호 의지를 비롯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조화롭게 포용하고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물인지를 주요 인선 기준으로 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이들 내정자의 과거 주요 판결을 함께 전했다. 


우선, 정정미 내정자 경우를 보면, 생후 20개월 된 동거녀 딸을 성폭행하는 등 학대 살해하고 시신을 은닉한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사례를 대법원은 주요 판결 첫머리로 소개했다. 2022년 보도됐던 사건으로 정 부장판사는 친모에게도 원심보다 높은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무고한 어린 아이의 생명을 해친 자는 반드시 그 범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는 것이 대법원의 평가였다.

그 외에도 대법원은 "의료 수술 후 양다리 완전 마비 장애를 입자 의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환자 입증 책임을 상당히 완화하여 의료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 국민 권리 구제에 만전을 기함"이라거나 "군복무 중 고참병들 구타와 가혹행위로 정신분열증이 발병했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객관적 기록이 부족한 상황이었으나 공상군경으로 인정함으로써, 신성한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입은 피해에 대해 국가가 외면하지 않고 합당한 보상과 예우를 해야 함을 분명히 밝힘"이라고 정 내정자 주요 판결을 평가했다.


대법원 소개에는 나오지 않지만 정 내정자는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른바 '신혼여행 니코틴 사건' 공판을 맡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신혼여행 중 부인에게 니코틴 원액을 주입·살해한 사건으로 정 내정자는 대전지법 제11형사부 재직 시절이었던 2018년 8월 공판에서 가해자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다음 해 10월 대법원 역시 "죄질이 나쁘다"며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김형두 내정자, 검수완박 국면 "이런 입법 못 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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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두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강성국 당시 법무부 차관, 진교훈 당시 경찰청 차장(왼쪽부터)이 2022년 4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 출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형두 내정자의 경우는 유신헌법 철폐 시위 등에 참가해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구금된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한 2018년 판결, 수사기관에 제공한 개인 정보 내역을 이동통신 가입 당사자에게 공개하지 않은 이동통신사로 하여금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했던 2015년 판결 등이 주요 사례로 소개됐다.

그런데, 김 내정자는 앞서 <조선일보>가 김명수 대법원장 측근으로 평했던 김인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경우처럼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2021년 2월부터 2년 동안 법원행정처 차장을 역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법원행정처의 방대한 업무를 세심하게 파악, 여러 현안에 대하여 효율적으로 대처"라고 평했지만, 지난 2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권위적이고 독단적인 사법행정을 일삼은 인물"이라며 헌법재판관 지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원행정처 차장 시절 그의 이름은 특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국면에서 집중 거론됐다. 2022년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에 출석해서 "형사소송법 근본을 바꾸는 안에 대해 법조계, 언론, 시민단체 등과 토론회·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진행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대법원의 공식 입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그는 "공식 의견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하다"면서 이어진 다른 의원의 관련 질의에도 "검사의 권한을 거의 경찰로 대처를 하는 이런 입법례는 못 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인용되거나 '대법원, 검수완박은 위헌 유력'이란 제목의 보도(2022년 4월 20일자 조선일보)와 같은 형태로 확대 재생산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와 궁합이 맞는 인사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영장 청구 과한 사례 상당수, 검찰 기소 점점점 흐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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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두 신임 헌법재판관 내정자(당시 법원행정처 차장)가 2022년 4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 출석했을 당시 모습. ⓒ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그 날 국회에서 김 내정자는 검찰의 영장 청구와 기소 등에 대한 문제의식 또한 명확하게 드러냈다. 다음은 최기상 민주당 의원과 주고받은 질의·답변(2022년 4월 18일 국회 속기록)이다.

최기상 "법관으로 몇 년 근무하셨습니까?"

김형두 "한 28년 정도 했습니다."

최기상 "법관으로 일하시면서 검찰에서 청구한 압수수색영장 그리고 구속영장이 정말 과하다 이런 느낌 받으신 적 별로 없으신가요. 아니면 많이 있으셨습니까?"

김형두 "제가 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 판사로도 근무를 했습니다만 지금 위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영장 청구가 과해서 그것을 기각한 사례도 상당수 있었고요. 그래서 영장 청구에 관해서 적법하고 또 상당성이 있는 범위 내에서 영장청구권을 행사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하는 점에 대해서는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최기상 "기소 자체가 문제가 있는 기소다, 이런 느낌을 받는 사건은 없으셨나요?"

김형두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검찰에서 기소를 할 때 기소할 부분과 불기소할 부분을 잘 가려서 불기소할 부분은 불기소하고 유죄의 심증이 확실한 부분에 대해서만 기소를 하고 그런 게 있었는데, 점점점 그게 흐려지는 것 아닌가, 그래서 법원에 와서 무죄가 되는 비율이 조금 늘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은 좀 들고 있습니다."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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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6일 헌법재판소 앞 모습. 당시 헌법재판소에서는 '검수완박법'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공개 변론이 열렸다. ⓒ 권우성

 
특히 검찰 영장 청구에 대해 그가 당시 국회에서 밝힌 소신은 최근 법원과 검찰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는 '뜨거운 감자'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현안이다. 

지난달 법원행정처는 형사소송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압수수색 영장 발부절차에 법원 대면 심리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경우와 같이 압수수색 영장 발부 과정에서도 법원 심문을 통해 검찰의 인권침해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것이 그 취지다. 

이에 대해 물론, 검찰은 수사에 심각한 차질이 생긴다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개 입장문을 통해 "아무런 사전 의견 수렴이나 협의 없이 규칙 개정 절차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법원판 검수완박"이라는 등 반응까지 거침없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조선일보>나 국민의힘이 우려하거나 경고했듯 '우리법연구회' 출신은 아니지만, 윤석열 정부나 검찰 입장에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내정자인 셈이다. 

헌법재판관 임기는 6년이다.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들 2명은 국회 청문회를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헌법재판관은 대법관 경우와 달리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
#김형두 #정정미 #헌법재판관 #검수완박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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