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랄 기업-무능 정부에 권리 뺏길 위기"... 여성 노동의 현주소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치러진 '2023 여성노동자대회'

등록 2023.03.08 01:03수정 2023.03.0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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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한국노총·전국여성노조·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단체연합 등 6개 노동자 단체가 모인 여성노동연대회의가 지난 4일 오후 1시 서울 보신각 앞에서 ‘2023 여성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 이재준

 
민주노총·한국노총·전국여성노조·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단체연합 등 6개 노동자 단체가 모인 여성노동연대회의가 지난 4일 오후 1시 서울 보신각 앞에서 '2023 여성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13년째 파리바게뜨에서 제빵기사로 일하면서, 노조활동을 하고 있는 김예린 파리바게뜨지회 대전분회장이 단상에 올랐다. 김 분회장은 "빵이 좋아 우리나라에서 제빵으로는 가장 크고 잘 나가는 회사에 취직했다. 파리바게뜨라는 반짝거리는 브랜드에서 일한다니 저도 함께 빛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분회장은 "그런데 그 빛은 금방 꺼져버렸다. 빵 만들면서 안 웃으면 안 웃는다 쫓겨나고, 연장수당 요구하면 어린 게 돈독이 올랐다며 건방지다고 매장에서 쫓겨났다"고 증언했다.

"새벽부터 오후까지 쉬는 시간도,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점심식사도 못 하고 쫓기듯 일해, 퇴근하면 발이 퉁퉁 붓고 어깨와 손이 잠도 못 들 정도로 저려도, 쫓겨나지 않으려면 입 다물고 참고 일해야 했다.

그렇게 일해도 여성이 70%를 차지하는 여초 직장임에도 진급해서 관리자가 되는 건 전부 남성이었고, 왜 나는 진급 안 시켜 주냐는 질문에 '여자는 결혼해서 애 낳고 해서 진급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남자는 현장직을 해서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힘든 월급인데 여자 월급 치고 이 정도면 괜찮지 않냐'는 답변을 하는 회사였다."


김 분회장은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면서도, 젊은 여성들이 대다수라는 이유로 노동착취 당하고 임금도 후려치기 당하고 있었고, 그건 부당한 것이란 걸 알게 됐고, 노동조합으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동지들이 있다는 걸 알게 돼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대통령이 앞장서서 노동을 혐오하고 있다. 노동을 혐오하면서 노동할 인구가 없다고,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하고, 아이를 낳으면 늦게까지 봐줄 테니 장시간 노동을 하라고 한다"며 "노조가 이에 반발하고 맞서 싸우자, 나라가 앞장서서 노동조합을 주적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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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대전분회장 ⓒ 이재준

 
김 분회장은 "최근 기존 노동조합이 잘못됐다며 MZ청년들이 공정을 앞장 세워 새로고침이라는 노사협의체 같은 걸 만들었다는데, 그 단체의 청년들이 말하는 공정에도 '여성'은 없다"며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여가부 폐지를 들먹이는 정부이니, 청년과 공정을 내세울 때에도 여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동개악을 요구하는 악랄한 기업과 무능한 정부 사이에서, 우리 여성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고립되고 힘겹게 쟁취해온 권리들을 야금야금 빼앗길 위기에 놓여 있다"며 "아무것도 모르고 '여자니까 당연히 이 정도만 받으면 된다' '원래 이런 건데 왜 너만 유난이냐'고 가스라이팅 당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노동조합 시작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보의 최전선은 여성의, 노동자들의 노동해방이라고 생각한다. '투쟁 없이 쟁취 없다' 이 당연한 진리를 우리 여성노동자들이 더더욱 연대하고 맞서 싸워야겠다"며 "저도 열심히 제가 속한 노동조합을 지키며 우리나라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일한 만큼 대우받을 수 있도록 함께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제빵기사 13년째 "파리바게뜨라는 반짝거리는 브랜와 함께 저도 빛날 줄 알았습니다" ⓒ 화섬식품노조

덧붙이는 글 <노동과세계>에 중복 송고했습니다.
#세계여성의날 #여성노동자대회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파리바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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