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셀소녀상 '누진'의 모습2022년 7월 8일 제막식 직후의 카셀소녀상 모습.
코리아협의회
소녀상 설립 당시 총학생회와 코리아협의회 간 체결한 소녀상 영구 임대계약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대학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계약은 심지어 대학 내 법률부서에 의한 사전 검토 및 조언을 받아 성사됐었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총학생회는 대학 측과 학생회관 앞에 있는 캠퍼스 공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양도 계약서를 맺고 있다. 소녀상 설치를 위해 필요한 부지 공사 역시 이 계약에 따라 대학 내 건설부서가 공식적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대학 측은 '영구 존치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철거하는 것이 아니다. 대학 총장단은 소녀상 영구 존치를 원하지만 대학평의회가 연장에 호응하지 않고 있으며 새로 설치될 총학생회가 소녀상 영구 존치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철거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그러나 그동안 코리아협의회 측이 관계자에게 전해 들은 일본 정부의 압력 외에는, 소녀상을 이렇게 기습적으로 철거해야 할 객관적이고 실질적인 이유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소녀상을 설치했던 카셀대 총학생회는 13일(현지 시각) 공식 인스타그램 입장문을 통해 "총학생회는 대학이 (일본) 우익 보수 정부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학 측은 특히 소녀상 영구 존치가 카셀대학 학생의회의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의결된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즉 기습 철거는 총장단이 카셀대학 학생회의 자율권과 자치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 본다. 총학생회는 소녀상을 매개로 해 과거 세계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군이 행한 전 유럽에서의 성노예 제도, 독일의 아프리카 식민지배 역사 등 과거를 청산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기에 대학 측의 처사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코리아협의회 또한 카셀대학 총장단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놓고 있지만 베를린 소녀상 철거 사례와 마찬가지로 시민과 함께 하는 연대 없이는 소녀상 원상 복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코리아협의회, 일본군 '위안부' 행동, 카셀소녀상 지킴이(Initiative Friedensstatue für Kassel) 등은 식민주의와 파시즘의 맥락에서 발생한 성폭력이 더 이상 가해자의 편에 서서 은폐되지 않도록, 그리고 평화의 소녀상 '누진'을 캠퍼스 정원에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을 요구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오는 3월 15일 수요일에는 현지에서 <카셀소녀상 '누진' 되찾기 설명회>가 열릴 예정이다. 시민의 연대가 베를린 소녀상을 지켜냈듯, 카셀 소녀상을 되찾는 데 다시 한 번 국내외 연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 한국에 계신 분들도 다음
서명주소(링크) (https://www.openpetition.de/petition/online/kaseldaehag-pyeonghwaui-sonyeosang-nujin-doechajgiseomyeong-undong) 를 통해 서명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