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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시청, 최루탄 등장... 프랑스 '연금개혁 반대' 100만 시위

마크롱 대통령 "인기 떨어져도 이 문제 좌시 못해" 강행... 대규모 시위 격화

등록 2023.03.24 12:48수정 2023.03.2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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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3일 목요일 파리에서 열린 집회가 끝난 뒤 한 시위자가 최루탄 통을 발로 차고 있다. ⓒ A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규모 소요 사태로 격화되고 있다. 

AP통신,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 시각) 프랑스 전역에서 연금 개혁 철회를 요구하는 제9차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시위에 108만9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고, 시위를 주최한 8개 주요 노동조합의 노동총동맹(CGT)은 350만 명 넘게 나왔다고 발표했다.

"공화국 대통령은 왕 아니다... 국민의 말 들어야"

수도 파리에서는 정부 추산 11만9000명, CGT 추산 80만 명으로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다. 시위대는 파리 도심의 바스티유 광장을 출발해 레퓌블리크 광장을 거쳐 오페라 광장으로 행진했다.

일부 시위대는 식당, 은행, 상점 등의 창문을 깨거나 거리에서 불을 질렀다. 또한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거나 화염병을 던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장관은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80명 넘는 시위대를 체포했으며, 시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최소 123명의 경찰이 다쳤다고 밝혔다.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극좌파에는 국가를 무너뜨리고 경찰을 공격하며, 궁극적으로 정부 기관을 장악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또한 시위대는 파리의 샤를 드 골 공항 입구를 막아섰고 철도공사, 정유소 등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민들이 이동에 불편을 겪었다.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 등 파리의 관광 명소들도 시위 여파로 문을 닫았다. 

시위에 참가한 파리의 한 버스 운전사는 AP통신에 "공화국의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국민의 말을 들어야 한다"라고 연금 개혁을 강행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판했다. 

마크롱 "인기 떨어져도 연금 개혁 방치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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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프랑스 정부 연금 개혁 반대 집회에서 시민들이 화염에 휩싸인 보르도 시청을 바라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보르도, 낭트, 렌, 로리앙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특히 보르도에서는 시청에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낭트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철로를 점거하고 기차가 다니지 못하게 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여론과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금 개혁법을 밀어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23일) 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이 개혁을 좋아한다고 보느냐? 아니다"라며 "하지만 나는 인기가 떨어져도 이 문제를 내버려 두지 말아야 할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취임했을 때만 해도 연금 수급자가 1000만 명이었으나, 지금은 1700만 명"이라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에 마크롱 대통령과 2017년, 2022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는 트위터에 "이날 시위 규모를 보면 얼마나 많은 프랑스인이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지 알 수 있다"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CGT는 오는 28일 제10차 시위를 열기로 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르마냉 내무부장관은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며, 프랑스 정부는 영국 국왕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도 "시위대의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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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정부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프랑스 #연금 개혁 #에마뉘엘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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