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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전 민간인 학살 현장, 흙 조금 거둬내니 유해 나왔다"

진실화해위-동방문화재연구원, 진주 명석면 관지리 발굴 시작

등록 2023.03.27 16:30수정 2023.03.2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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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삭평마을 야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 작업. ⓒ 윤성효

 
"구덩이를 파지 않고 덮여 있던 흙을 거둬냈는데 유골이 나왔다고 들었다."

27일 경남 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삭평마을 한 야산에서 진행 중인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유해발굴 현장을 본 한 유족이 한 말이다.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희생자 진주유족회 정연조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이날 발굴현장을 찾아 진행 상황을 살펴봤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가 지난 22일 개토제를 열었고, 며칠 동안 비가 내린 탓이 이날부터 본격적인 발굴을 벌였다. 발굴작업은 동방문화재연구원(원장 이호형)이 맡는다.

현장에서는 이날 대퇴부 2개를 비롯해 일부 유해가 나왔다. 이 유해는 구덩이를 파서 발굴된 게 아니라 덮여 있는 흙을 조금 거둬내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호형 원장은 "유해 일부가 나왔는데 구덩이를 파서 나온 게 아니고 덮여 있던 흙을 거둬내는 과정에서 노출되는 상황"이라며 "유해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연조 회장은 "학살이 발생한 지 72년 만에 한 유해 발굴이다. 오늘 현장에 가서 보니 발굴 작업이 시작되었더라. 대퇴부 2개를 발견했다고 하는데, 전체적인 발굴 상황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 민간인 학살지를 포함한 산은 현재 개인 소유로 진실화해위가 해당 산주로부터 허락받아 발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해 매장 추정지 바로 옆에는 무덤도 하나 있다. 정연조 회장은 "무덤을 조성할 당시에 유해 매장지가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무덤을 이장해야 할 것 같기도 한데, 관련 예산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묘소 부분도 조사해야 하는데 할 수 있는 여건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해당 매장지와 관련해 진실화해위는 "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분류되고, 진주형무소 사건과 연관성도 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유해 50여 구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진실화해위와 동방문화재연구원은 발굴 진행 상황을 보고 현장에서 중간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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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삭평마을 야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 작업.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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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삭평마을 야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 작업.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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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명석면 관지리 삭평마을 야산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 작업. ⓒ 윤성효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진실화해위 #동방문화재연구원 #진주유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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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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