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백마역백마 카페촌의 추억이 물씬 풍기는 옛 백마역의 아련한 모습.
고양시 네이버블로그(letsgoyang)
사랑과 낭만을 찾아 설렘으로 모여드는 청춘도 부지기수였다. 연인끼리, 혹은 삼삼오오 찾아드는 젊은이로 불야성을 이뤘다. 다니는 열차도 뜸해 철길 따라 걷는 데이트가 최고의 낭만이었다. 연인끼리 속삭이는 밀어에, 석양보다 더 붉은 사랑에 젖어 들었다.
내밀한 풍경도 있었다. 이른 저녁 열차가 끊어진다는 걸 이용하려는 음흉한 늑대들 공작에, 철길 따라 40분 남짓이면 버스 터미널이 있다는 걸 아는 여우들이 배시시 웃음 짓는 공간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요즘 홍대에 버금가는 핫플이었다.
백마 카페촌
가수 김광석이 한때 활동했던 '동물원'이 1993년 5-1집 음반에 '백마에서'라는 노래를 싣는다. 소박하면서도 감수성 풍부한 그들 음악처럼, 노래는 애잔하게 지나간 사랑을 추억한다.
무대는 백마역 인근, 인적 드문 어느 주점이다. 첫눈 내리는 겨울, 흔들거리는 교외선 타고 백마 작은 마을에 닿는 것으로 노래는 시작한다. 눈 덮인 논길을 걷고,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며 나누었던 사랑을 추억한다. 그렇다. 카페촌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이젠 머릿결에 첫눈처럼 하얀빛이 드리운 중년이 되어 옛사랑을 추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