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은 3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남소연
"4.3 기념일은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저는 맞지 않다고 본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한 발언이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제75주년 4.3 희생자 추념식 불참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의 4.3 추념식 불참, 극우단체인 서북청년단 난입 등을 거론하면서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피해자 유족들을 지속적으로 감싸고 보듬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대통령도, 여당 대표도 희생자들에 대해서 위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런 답변을 내놨다.
그는 먼저 "대통령께서도 '무고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아픔을 국민과 함께 어루만지는 일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다', 이렇게 발표를 했다"며 "어떤 경우에는 정말 특수한 사정 때문에 대통령께서 참석을 하고 국민적인 관심을 받게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만, 국가적인 경축일이나 기념일은 사실 법에 정해져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국경일로서는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이 있는데 대통령이 보통 3.1절과 광복절 정도는 참석을 한다"며 "그리고 4.3 기념일(추념식)은 이보다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저는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4.3 희생자 추념식이 3.1절이나 광복절보다 격이 낮기 때문에 대통령 참석 여부를 놓고 논하는 게 온당치 않다는 얘기다. 4.3 관련 제주 유가족들 입장에선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는 표현이다.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4.3 희생자 추념식 불참 논란 배경엔 야당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에도 사실 4.3 그 기념일에 대통령이 관례적으로 무조건 참석했던 것이 아닌데 마치 이번에 무슨 4.3 유족을 폄훼한 것처럼 야당에서 일제히 공격을 하고 더 나아가서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이 현대사의 비극인 4.3 기념일을 맞아서 대여 비난의 빌미로 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과연 유가족들 내지는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 노력하느냐, 아니면 자신들의 정치적 반사이익을 위해서 4.3 기념일을 악용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 면에서 저는 조금 국민들에게도 (야당이)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돌덩이' 발언 대해선 "잘못된 비유라 생각지 않는다"
한편,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3일) 정치·외교·통일·안보와 관련해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논란이 됐던 한덕수 국무총리의 '돌덩이' 표현도 두둔하고 나섰다.
한 총리는 당시 일본 정부 사죄 및 전범기업 배상 없는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해 "이번에는 (한일 관계의)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고, 이를 치운 노력을 통해 하나하나 해결하는 방안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제동원 피해자가 30년 걸려 쟁취한 사법적 권리를 어떻게 돌덩이라고 하느냐"고 따졌지만, 한 총리는 "피해자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해서 모든 국민이 다 그렇게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기도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30년 넘게 투쟁해왔고, 대한민국 대법원이 인정한 우리 국민의 권리가 '돌덩이'이고 '치워야 할 대상'이냐? 막말 총리의 경악스러운 역사 인식(강선우 민주당 대변인)", "피해자를 돌덩이로 생각하는 국무총리, 일국의 총리로서 자격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이재랑 정의당 대변인)" 등 비판하는 중이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4일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상식적으로 그렇지 않나. '장애를 제거했다, 돌덩이를 제거했다'는 것이 피해자를 쫓아냈다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해결방법을 제시했다는 의미이지 않나"라며 "그 비유를 문제 삼아서 본질을 공격하는 것은 이제 정치가 점점 극악무도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돌덩이를 제거했다는, 그것이 잘못된 어떤 발언이라든가 잘못된 비유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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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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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4.3 추념식, 광복절보다는 조금 격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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