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발목 부상을 안고 떠난 가거도, 흥미진진한 다섯 시간의 항해
마이클 깁
1년 사계절 동안 60여 척이 넘는 여객선을 타고 30개 섬을 여행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긴 여행, '오디세이'다. 북한과 교전이 있었던 백령도, 연평도를 시작으로 고대도, 장자도, 하의도, 가거도, 관매도를 거쳐 보길도, 청산도, 한산도, 마라도, 울릉도와 독도를 여행한다. 섬에 얽힌 신화, 역사, 환경문제, 인구의 고령화까지 다양한 주제가 여행에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일들과 어울려 펼쳐진다.
무엇보다 한국 근현대사에 얽힌 섬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외국인 선교사를 보고 놀랐을 조선인에 대한 상상, 세월호의 비극에 마음이 무거워 견딜 수 없지만 오래 기억하기 위해 슬픔을 덜어내는 마음, 현대판 노예 제도가 크게 보도되었던 신의도로 향했다가 삶에 고단한 주민들, 배고픈 여행자에게 무한리필을 제공하는 백반집의 후한 인심을 만나 단정하기 어려운 복잡한 인간사를 돌아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