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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에 사용후핵연료 '건식 저장시설' 신축 결정...영구 핵폐기장 되나

한수원 "한시적으로 운영될 것"...지역사회 "원전 가동 위험에, 핵폐기물까지 떠넘기나"

등록 2023.04.07 14:03수정 2023.04.0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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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영광군에 위치한 한빛원자력발전소 전경. 1986년 상업 운전에 돌입한 한빛 1호기부터 6호기까지 모두 6기의 원전이 있다. 이들 원전은 2025년 한빛 1호기부터 순차적으로 40년의 설계 수명이 만료된다. ⓒ 한국수력원자력


전라남도 영광군 한빛원전 부지에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신축하는 방안이 확정되면서 광주·전남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원전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중간저장시설 운영 전까지 사용하는 임시 저장시설이라고 설명하지만, 지역사회는 "중간 및 영구 처분장 건설은 1978년 국내 상업 원전 첫 가동 이후 지금껏 풀지 못한 숙제"라며 원전 지역이 결국 영구 핵폐기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수원은 지난 6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영광 한빛원전 부지에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 추진 계획을 의결했다. 한수원 이사회는 이날 경북 울진 한울원전에도 같은 시설을 짓기로 결정했다.

한빛원전에 건설될 건식저장시설 규모는 지난 2월 한수원이 확정한 부산 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수원 측은 밝혔다.

고리 사례를 참고하면, 영광 한빛원전에는 사용후핵연료 2880다발 이상 용량의 건식저장 시설을 지상에 지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후핵연료가 저장된 금속용기를 건물 안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설계, 인허가, 건설 등에 7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수원은 밝혔다.


원전사업자 측이 지역사회 반발에도 원전 부지에 건식저장시설을 짓기로 결정한 이유는 임시 저장소인 습식저장소(물탱크 수조) 공간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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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5-6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 독자제공


경주에 처분되는 '중저준위 폐기물'과 사용후핵연료 위험성 질적으로 달라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타고 남은 폐연료봉을 가리킨다. 고준위 핵폐기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라고도 부른다. 경북 경주에 건설, 운영 중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위험성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사용 후에도 엄청난 열기와 독성물질을 내뿜기 때문에 원전 내부 물탱크(수조, 습식저장소)에 임시 저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간의 포화가 임박해 원전 가동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자 부랴부랴 지상 건식저장시설 신축에 나선 것이다.

한수원 측은 신축될 건식저장시설은 정부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대로 중간저장시설이 건설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활용되며, 시설 용량은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으로 건설된다고 설명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건식저장방식은 안전성이 입증된 방식으로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 뿐만 아니라 의도적인 항공기 충돌에도 시설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강화된 규제 기준을 준수해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광을 비롯한 지역사회는 임시시설이 아니라 영구시설이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뜨거운 감자' 역대 모든 정부, 처분장 부지조차 확보 못해...핵폐기장 불보듯

현재 원전 운영국 어디도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을 확보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곳이 없고, 국내적으로는 1978년 부산 고리 원전 1호기 가동 이후 40년이 넘도록 역대 모든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입지 선정조차 실패했다는 이유에 서다.

또한 사용후핵연료가 최소 10만년 이상 인간과 격리해야 될 만큼 맹독성 물질을 내뿜는다는 점에서 원전 가동에 더해 위험물질까지 떠안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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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로형 원전인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 ⓒ 2022 원자력발전백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이 펴낸 '2022년 원자력발전백서'에 따르면 원전 운영 34개국 가운데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을 확보해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국가는 현재 없다.

원전 4기를 운영 중인 핀란드만이 세계 최초로 사용후핵연료 최종 처분장을 올해 완공하고 곧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임영민 영광군의원(민주당)은 "영광에 건식저장시설을 신축키로 한 한수원 결정을 인정하지 못하고 수용도 할 수 없다"며 "의회와 주민대표가 참여한 공동대책위 논의를 거쳐 강력한 반대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광군 관계자는 "이대로 건식저장시설이 들어서면 영구 핵폐기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지역주민 정서"라며 "건식저장시설 운영 기간을 명시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 전까지는 시설 건축을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역사회에 강하다"고 전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국장은 "지역사회, 지역주민 의견 수렴 절차도 제대로 없이 사업자 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절차적으로도, 안전성 측면에서도 모두 문제가 있다"며 "노후 원전인 한빛 1, 2호기의 수명 연장까지 고려한 결정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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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전핵연료와 사용후핵연료 ⓒ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빛원전 #사용후핵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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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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