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기자간담회에서 공동 저자인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왼쪽부터),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권경애 변호사 파문으로 난리다.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 피해자의 손해배상 기회를 '3회 불출석'으로 허망하게 날려버렸다고 한다. 민사 항소심 대리인으로 선임된 권 변호사는 변론기일에 세 번이나 연거푸 출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법원에는 갔으나 아파 쓰러져 출석하지 못했다" "직원의 실수다" 등의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것은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전자소송으로 진행되는 민사소송에서 변론기일 통지서가 송달되면 "미확인 송달문서"에서 알림이 뜬다. 이 알림은 확인하기 전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문서가 송달되면 변호사의 휴대전화와 이메일로 알림 메시지까지 수신된다.
일주일 동안 송달문서를 확인하지 않으면 송달간주되기도 하지만, 송달된 문서를 일주일 동안이나 확인하지 않았다는 건 변호사 업무를 아예 포기하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다. 문제의 학폭 사건은 전자소송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피고만 해도 30명이 넘기 때문이다.
'법원까지 갔으나 아파서 쓰러졌다'는 건 변론기일을 알았고, 자신이 불출석했다는 것 또한 알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다음 기일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불출석으로 연기된 기일을 확인하는 건 변호사로서 당연하다. 송달문서의 확인 역시 변호사로서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변경기일의 확인을 '직원의 실수'라 둘러대는 건 외나무다리에 선 의뢰인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손인 변호사로서 해선 안 될 행동이다. 그런데 권 변호사는 이러한 무책임한 행동을 무려 세 번이나 연거푸 벌였다.
의뢰인이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이기에 권 변호사의 행동이 더욱 비판받고 있다. 하지만 의뢰인이 그 누구라도 권 변호사와 같은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하물며 학교폭력 가해자라 할지라도 변호사는 최선을 다해 그를 대리하고 변호해야 한다.
의뢰인은 그 변호사를 신뢰해 대리인으로 선임했겠지만, 그 이면에는 국가가 보장해준 법률대리권의 독점이라는 막강한 권한이 있다. 권한에는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 책임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면 권한도 내려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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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사람사이 대표 변호사다. 민변 부천지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경기도 의회 의원(부천5, 교육행정위원회)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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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 이 정도면 변호사 업무 포기한 셈...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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