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도 개나리를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마당에 심었다
김정아
하지만 어쩌랴, 없는 것을. 그래도 우리 집에는 개나리가 있고, 벚꽃이 있다. 그리고 이맘때면 매일 뜯어먹는 참나물과 쑥도 있으니, 그런 것들을 조합해서 아쉬운 대로 화전을 부쳐보기로 했다.
찹쌀가루는 습식으로 사용하여야 제맛이겠지만, 집에 있는 것은 건식 찹쌀가루뿐이었다. 하지만, 약간 마른 느낌이 날 뿐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물을 끓여 익반죽을 하였다.
손으로 치대면 손이 엉망이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섞인 후에 비닐봉지에 넣어서 치대 주고는, 숙성되게 잠시 두고는 꽃을 따러 나갔다.
빗속을 거쳐 지나간 꽃들이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개나리는 한창 노랑을 뽐내고 있었고, 벚꽃은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봄 꽃을 따서 봄의 맛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봄에만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사치처럼 느껴진다. 텃밭의 쑥과 참나물도 조금 뜯어서는 집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