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벽지 안, 장판 아래, 장롱 속에 숨어 식물질을 갉아먹는다.
이상헌
영어권에서의 일반 이름은 은생선(Silverfish)이다. 평생 동안 비늘갈이를 하며 무척 빠르게 움직이다가 위험하다 싶으면 망둥이 처럼 풀짝 뛰어 도망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야행성이며 습한 곳을 좋아하고 애벌레나 성충이나 한결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평소에는 보기 힘들지만 이사를 하려고 짐을 옮기다 보면 쉽게 발견된다.
장롱이나 장판 아래 따뜻한 곳에 숨어서 의류와 더불어 벽지도 갉아먹고 우리 몸에서 떨어지는 각질과 머리카락 등도 먹고 산다.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곤충은 아니지만 좀이 스는 환경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습하지 않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므로 주기적인 환기가 필요하다. 트랩을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좀 무리는 돌좀목(Archaeognatha)과 좀목(Zygentoma)으로 나뉘며 전세계적으로 1천여 종이 알려져있다. 야외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돌좀은 숲의 유기물을 분해하는 녀석들이다. 물가 근처의 바위 틈이나 낙엽을 들추면 발견되며 나들이 가서 먹던 김밥이 땅에 떨어지면 슬금슬금 기어나오기도 한다. 돌좀 무리는 긴꼬리를 이용해 펄쩍 뛰어 도망치기에 서구권에서는 뛰는곤두선꼬리(Jumping bristletails) 라고 한다.
못난이 구박덩어리 꼽등이
생긴 모양과 서식 환경으로 인해 비호감 곤충이 된 꼽등이는 주택의 보일러룸이나 아파트의 지하실, 야외의 화장실 내부, 동굴 안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반원형으로 굽은 등으로 인해 영어권에서는 낙타귀뚜라미(Camel Cricket) 혹은 동굴귀뚜라미(Cave Cricket)라고 부른다. 암컷의 배 끝에는 산란관이 길에 나와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