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사이에 핀 장미꽃종이 장미
최새롬
중간이 없는 종이접기
꽃 중에서 가장 어려운 종류는 장미의 다양한 변용인데, 너무 많이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단한 설계를 하기 위해 수 없이 선을 접는데 초심자들은 여기서 포기하고 만다.
장미 비슷한 것은 조금도 가까워지지 않았는데 종이가 이미 넝마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잘 따라와도 실제로 접을 때 가이드, 즉 내가 만들어 놓은 선이 많아 실패한다. 길이 너무 많아 어떻게 이어서 접어야 하는지 헷갈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고난을 이겨내면 장미 비슷한 것을 접을 수 있다.
이 작은 종이 위에 겨우 내가 만든 선을 잇는데 실패하고 종이를 달래고 설득하고 꼭꼭 접어 여러 꽃을 도모하는 일이 일어난다. 쉬워서 부딪히는 난관이 있고, 빠르게 익힌 것이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도 보게 된다. 도움이 될 가이드가 많아서 어디서부터 연결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 도착하기도 한다. 인생이 쉬우면 마냥 좋을 것 같은데 실상 그렇지는 않다는 사실을 종이를 접으면서 이해하게 된다.
종이접기를 이제 막 시작한 사람들은 '쉬운' 것을 검색하지만, 이것을 깬 사람들이 찾는 다음 검색어는 '어려운' 종이접기이다. 어떤 종이접기라도 한 번 완성해 보면 그것은 더 이상 어려운 상태로 남지 않기 때문이다. '어려운 종이접기'만이 남게 되는 중간은 없는 종이접기.
시시한 것에 물려 완성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어려움의 매력에 빠져본 적이 없는 이들에게 종이접기를 은밀하게 추천한다. 이 취미에 성취라는 단어를 가져오는 것은 몹시 거창하지만, 다음 단계를 바라보게 하는 동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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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종이접기를 굳이 검색해서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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