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용인시는 ‘용인시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위원회’ 워크숍을 열고 남사·이동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비롯한 반도체 산업 육성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용인시민신문
소부장 기업 유치와 시민 안전
이상일 시장은 용인시 미래 먹거리 산업 핵심을 담은 'L자형' 반도체 벨트 로드맵을 밝혔다. 핵심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집적화를 위한 산업단지를 추가로 조성하는 것이다.
반도체 벨트는 기흥구 일원에 들어서는 용인 플랫폼시티 내 소·부·장 연구 및 제조시설(44만㎡)부터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미래연구단지(108만㎡), 기흥미래첨단산업단지(세메스·11만㎡), 지곡일반산업단지(램리서치R&D센터·7만㎡), 통삼일반산업단지(서플러스글로벌·5만㎡), 제2용인테크노밸리(27만㎡), 용인 반도체클러스터(416만㎡), 원삼반도체협력단지(사업단지 물량 협의 중·24만㎡)까지 L자 모양으로 이어진다. 총면적은 642만㎡(약194만 평)다.
시는 여기에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35만㎡(약10만 5800평)규모의 산업단지를 처인구에 조성할 계획까지 밝혔다.
이를 위해 12월까지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입지 및 개발방식을 검토한 뒤 경기도,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해서 산업단지 물량을 확보하는 것을 추진한다는 의지도 보였다.
물량이 배정되면 2025년 산업단지계획을 수립 및 승인하고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산업단지개발 공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정부가 국가 차원의 소부장 계획을 밝히자 당장 용인시 정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일본의 소부장 기업을 대거 유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치권뿐 아니라 김동연 경기도지사까지 나서 확실한 온도 차를 보이며 이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정 당협위원회 측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정권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일본의 소·부·장 기업을 유치한다고 밝혔다"라며 "일본 경제침략에 맞서 진행돼온 소·부·장 독립을 완전히 포기하겠다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소재·부품·장비 독립 없이는 우리의 반도체 산업이 얼마나 외세에 흔들릴 수 있는지 3년 전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절감했다"라며 "특히 지금은 미·중 기술패권 다툼이 한창 중인 신 냉전 시대다. 기술력의 차이가 국가 안보를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소·부·장 독립은 국가 존망이 달린 중대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연 지사도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국내 소부장 업체가 더 많이 활용될 수 있도록 클러스터를 구성하도록 경기도도 그런 방향으로 나가도록 하겠다"는 태도를 확실히 밝혔다. 정부가 일본 소부장 기업 유치하겠다는 기조와는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다.
환경훼손, 안전 위협, 공동체 파괴 대안
반도체와 소부장 산업은 미래 지향적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생산력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 또한 다른 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때문에 용인시가 반도체와 소부장 시장 주요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용인시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환경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것은 당연하다. 반도체와 소부장 산업 역시 우려스러운 부분도 상당히 많다.
용인시를 기반으로 계획되거나 사업이 진행 중인 반도체 관련 사업은 대부분 대규모로 이뤄진다. 이로 인한 공동체 파괴는 물론 자연 훼손도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미래를 위한 투자로 한발 물러나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분명히 있다고 하지만 일상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부분은 외면하기 힘들다.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다. 반도체 도시를 반기면서도 우려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에 용인시가 대규모 사업이란 장밋빛에 정작 병들어가는 공동체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도 많다. 행정력 역시 개발 관점에만 두지 말고 사람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지키기 위해 공동체에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가 되지 말아야 할 것을 주문하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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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과 공동체 파괴, 반도체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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