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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정의 조례 제정해 '금호강 습지'를 지켜주세요"

대구 동구 주민 등, 동구의회에 기후재난 대비해 기후정의 조례 제안

등록 2023.04.20 09:29수정 2023.04.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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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주민들이 대구 동구의회에 기후재난 대비해 기후정의 조례를 꼭 제정하라 촉구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4월 19일 오전 10시, 대구 동구청 앞마당에는 이른 아침부터 동구 주민들이 모였다. 바로 대구 동구의 기후정의 조례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동구줌인과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참여연대 동구주민회, 금호강난개발저지대구경북대책위원회 소속 활동가과 회원 그리고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의 당원들이 함께 모여 외쳤다.

"기후재난 대비해 동구의회는 기후정의 조례를 조속히 제정하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기후조절자 금호강 습지를 보존하라!"


이들은 가속화하고 있는 기후위기 앞에서 이를 극복하고자 동구를 끼고 흐르는 금호강의 가치에 주목한다. 금호강 습지가 기후조절자 역할을 하기에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금호강 습지를 동구가 꼭 지켜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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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팔현습지의 아름다운 모습. 습지는 기온을 낮춰주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등 기후조절자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반드시 보존해야 한는 이유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기후위기 극복 위해 '금호강 습지' 꼭 지켜야

이들은 이날 별도 배포한 자료를 통해 "금호강은 그야말로 대구를 관통해서 흐르는, 대구의 젖줄이자 대구의 상징과도 같은 강이다. 이 강은 특히 대구 중에서 동구를 절반 이상 흘러간다. 동구의 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런 후 "금호강은 지난 산업화의 희생의 산물이었다. 산업화 시절 금호강은 시궁창이었다. 온갖 오물을 받아내면서 거의 죽은 하천이었다. 그런 금호강이 2000년대 들어 기적적으로 되살아났다"고 짚었다.

이들은 "그런 금호강이 지금은 너무 아름답다. 특히 동구의 금호강은 정말 아름답다. 특히 동촌유원지 그 상류는 정말 아름다운 습지로 형성돼 있다. 팔현습지, 반야월습지, 안심습지로 이어지는 동구의 이 세 습지는 정말 아름답고도 생물 다양성도 풍부한 곳"이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곳에는 "다양한 물고기들과 새들 그리고 고라니와 너구리, 삵과 수달과 같은 야생동물까지 살아가는, 그야말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법정보호종 야생생물이 12종이나 이들 습지에서 살아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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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습지에는 다양한 야생생물들이 살아간다. 12종의 법정보호종도 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들은 "습지는 야생생물의 집으로 풍부한 생물다양성으로 야생 생태계를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이것만 해도 동구의 금호강을 잘 보전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그리고 습지는 지구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준다. 기후위기 시대에 꼭 보전해야 하는 것이 이들 습지"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현재 이런 금호강 습지에 개발 압력이 거세다며, 이미 "팔현습지에 파크골프장이 들어서 있고, 거기에 산책로 공사와 제방 확장 공사가 계획돼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를 모두 '불필요한 사업'으로 규정했다. "이 같은 인간 편의 시설은 없어도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

이어 "굳이 산책로를 내겠다는 것은 그곳에 살고 있는 야생생물들을 내쫓겠다는 것이고, 그들의 영역을 더 빼앗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 끝은 대규모 개발사업이고, 파크골프장 같은 것들이 더 들어오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지금 지구가 활활 불타며 뜨거워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러한 탐욕적 개발 행위들 때문이다. 이런 불필요한 개발 행위들 때문에 지구별이 지금 활활 타오르고 있다"면서 동구의회를 향해 "이것이 동구의회가 기후정의 조례를 꼭 제정해야 하는 이유다. 기후정의 조례를 제정해서 불필요 개발 행위를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막아야 한다. 당장 금호강의 개발사업들을 막아야 한다. 그것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고 금호강의 뭇 생명을 살리는 길이고 결국 동구 주민들을 구하는 길"이라 강조했다.

동구의회, 기후재난 대비해 기후정의 조례 꼭 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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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주민들이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동구의회가 조속히 기후정의 조례를 제장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본 진보당 대구시당 황순규 위원장은 "다가오는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이니 야생동물의 날이니 지정되어 있지만 정작 환경을 보존하고 기후위기를 대응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라며 "오늘같이 철에 맞지 않게 덥고, 미세먼지도 심한 날들을 이미 겪고 있기에, 동구 주민들이 모여 기후조례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모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양희 정의당 대구시당 동구위원장은 "기후위기가 날로 심각해지는데 동구는 아직 조례조차 제정되어 있지 않는 상황"이라고 꼬집고는 "며칠 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었는데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되었다. 그러면 환경영향을 고려하지 못하기에 더욱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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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대구 동구위원회 양희 위원장이 기후정의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발언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어 장정희 녹색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미리 마련한 기후정의 조례안의 주요한 내용 두 가지를 소개했는데 우선 "녹색성장보다는 탄소중립. 탄소중립보다는 기후정의를 우선하는 기본가치를 명시했다"고 설명했으며, 또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민주적인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2010년 이명박 정부 때 제정된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은 저탄소는 무시하고 녹색성장만을 강조하여 결과적으로 탄소배출이 증가되었으며, 대구시의 경우 위원회가 12년 동안 4회만 개최되는 등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던 점"도 지적했다.

따라서 "민주적인 위원회가 움직인다면 시의적절하고, 직간접 이해당사자인 주민들이 납득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탄소중립과 기후정의의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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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의회 김재문 의장에게 미리 마련한 기후정의 조례안을 전달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후 이들은 동구의회 김재문 의장을 만나 조례안의 취지를 담은 기자회견문과 조례안을 전달했다. 그런 후 이들은 "조례안대로 제정이 될지 지켜보며 앞으로 탄소중립과 녹색 전환이 실현될 수 있는 동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행동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기후종의 조례 #기후위기 #대구 동구 #금호강 #팔현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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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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