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학살 멈추라" 연설 때문에 벌금형... 정당한가

[기후범죄 집단을 법정에!②] 시민불복종, 인권침해와 생태학살 범죄에 맞서는 방법

등록 2023.04.20 18:11수정 2023.04.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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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활동가와 녹색당 활동가들은 2021년 10월 포스코 국제회의장에서 포스코를 비롯한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연설을 했다는 이유로 150만원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상현 활동가는 포스코의 기후위기 책임을 고발한 직접행동에 대한 유죄 판결에 불복하여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4월 18일~5월 2일 15일동안 노역을 수행합니다. 이에 기후재판 시민불복종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기후정의와 시민불복종·직접행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이상현 활동가의 노역 기간동안 매일 연재합니다.[기자말]
2021년 10월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 활동가 4명은 포스코 주최로 열린 수소환원제철포럼에서 기습적으로 행사장 단상에 올라가 연설을 했다. 연설을 통해 산업부 장관에게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산업부문의 책임 강화를 요구하고 포스코의 생태학살을 비판했다.

약 1분의 짧은 연설 때문에 이들은 주거침입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리고 지난 1월 11일 이들에게 벌금 150만원 의 유죄 판결이 선고되었다. 4명 중 한 명인 이상현 활동가는 유죄 판결에 불복하면서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15일 동안 노역에 들어가는 벌금불복종을 선언했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연 평균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6억 7960만t)의 11.6%(7582만 1556t)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현재 전 세계는 기후위기라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활동가들의 "주장이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활동가들에게 부과된 벌금, 기후정의를 위해 행동을 한 이들이 유죄라는 건 인권의 문제로 다가온다.

기후재판이 보여주는 기후위기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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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후정의 활동가 이상현씨의 포스코 기후재판 벌금 불복종 노역 입소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포스코 기후재판 시민불복종 연대모임

 
이상현 활동가는 탄소배출 감축 책임 강화를 요구하며 포스코 주최 행사장에서 연설했다는 이유로 노역에 가게 되었다. 베트남에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며 두산중공업 로고에 스프레이를 칠한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들과 가덕도 신공항 설립을 반대하며 더불어민주당 당사 캐노피에 올라간 멸종반란 활동가들도 재판을 받고 있다. 그린위싱 기업과 생태학살 하는 정부의 행태를 알리는 시민불복종에 나선 활동가들이 기후재판을 하고 있다.

기후재판을 인권의 언어로 말한다는 것은 기후정의와 인권실현이 서로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인권은 확정적인 개념이 아닌 확장하는 개념이다. 인권은 시대의 맥락에서 해석되어 왔고, 앞으로도 새로운 인권 영역을 찾아갈 것이다. 우리는 기후위기와 생태계파괴를 시대적 과제로 안고 살아간다. 예컨대 올 봄은 편안하게 꽃놀이를 즐길 수 없었다. 벚꽃은 개회 시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빨라지고 있고, 올해 봄꽃은 개나리와 벚꽃, 유채꽃으로 개화 순서가 지켜지지 않고 한꺼번에 피는 현상이 일어났다.

세계 인권의 흐름도 기후위기를 인권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1972년 6월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인류 환경에 관한 유엔 제1차 회의는 지구 환경 위기와 인권을 연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회의를 통해 유엔은 인간환경선언(Declaration on Human Environment)을 채택하고, 인간 환경에 관한 행동 강령을 승인했다. 그리고 2021년 10월에는 유엔이권이사회에서 건강한 환경권 즉 깨끗하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환경에 접근할 권리를 보편적인 인권으로 선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에서는 2022년 12월 3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모든 사람의 인권을 보호·증진하는 것을 국가의 기본 의무로 인식하고, 기후위기를 인권 관점에서 접근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및 제도를 개선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할 때 기후위기 취약계층의 의견 반영과, 기업의 책임성‧투명성을 강화할 필요를 짚었다. 이제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는 인권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1천 명이 넘는 미얀마 시민이 목숨을 잃었고 포스코의 슈웨 가스전 사업 대금은 그 총탄이 되었습니다. 포스코 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군부에 군함을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바다 건너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상에 제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상현 활동가의 기후재판 최후진술의 일부이다. 그는 기후불복종 직접행동을 하게 된 이유를 말하면서 포스코의 탄소배출 행태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학살하는 미얀마 군부와 경제적 협력관계를 맺은 것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한다.

다른 예로 최근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가 인간 농수산물‧먹거리 문제로 여러 나라에서 이슈다. 인간 먹거리 문제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해양생태계와 토양에 미칠 악영향에 의한 것으로 되풀이된 문제이다. 이렇듯 인권과 생태계 보존은 상호의존적 관계이고 한 문제를 누구의 문제로 딱 잘라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후정의를 외친 이들이 법정에 선다는 되다니

우리는 인권을 계속 빚어가고 있다. 인권의 역사는 권력에 저항하며 억압을 뚫고 나오는 투쟁으로 이뤄졌다. 집회와 행진 등 함께 거리로 모이는 방법에서부터 일상에서의 방법까지 투쟁의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에도 '시민불복종'의 방법이 있다. 사실 시민불복종을 빼고 인권의 역사를 말할 수 없다.

시민불복종은 흔히 정부의 정책이나 법률 따위가 부당하다고 판단될 때 이를 따르지 않는 비폭력 시민운동으로 정의 내린다. 시민불복종은 부당한 정책과 법률이 만들어지게 된 체제에 대한 저항이고 법을 뛰어넘는 기본적인 인권과 정의의 원칙에 따른 행동이다. 또한 시민불복종을 다른 말로 '직접행동'이라고 표현한다면 부정의한 사회에서 직접 정의 실현을 위한 행동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시민불복종의 한 사례로, 2019년 1월 6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김용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과 '비정규직 악법 폐기 노조법 2조 개정'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작은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기습 시위를 했다. 이들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 시위를 했을 당시 집시법에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앞에서 집회 및 시위가 불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러나 청와대 앞이라고 집회를 할 수 없는 것은 부당하기에 위법한 행위라는 것을 감수하고도 작은 현수막을 펼쳤다. 그리고 2022년 12월 22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관저 100m 안의 집회·시위를 일괄 금지하는 집시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2018헌바48, 2019헌가1)을 했다. 청와대 시위로 재판 받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무죄 판결이 나왔다. 결국 법을 지키지 않은 것이 법적으로도 인정 받았고, 비정규직 문제는 세상에 알려졌다.

기후재판을 받고 있는 활동가들은 기업의 경영과 국가의 정책‧법이 기후위기를 초래하고 생태학살을 하는 행위라는 것을 그들에게 직접 경고했다. 포스코의 사업이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우리 일상에 닥쳐있는 문제라는 것을 알렸다. 기업과 국가가 저지른 기후범죄에 대한 처벌은 없고 직접행동을 한 활동가에게 그 책임이 오는 것은 부당하다.

법원이 직접행동을 한 활동가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투쟁하는 이들에 대한 탄압이다. 기후정의를 외쳤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고 벌금과 실형을 부담하는 것은 인권과 정의를 위해 행동한 이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 이상현 활동가의 경우 약 1분의 연설을 했다. 그 짧은 시간, 생태학살을 멈추라는 연설 때문에 벌금을 내야한다는 것이 정당한가. 그는 법을 어기고서라도 위급한 기후위기 문제를 말해야 했다.

시민불복종으로 이루는 인권실현과 기후정의

"무엇이 유죄이며, 무엇이 폭력인지 이 재판들에서 살펴 가려지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법과 제도가 대체 무엇을 보호하고 누구를 방치하는지, 무엇이 폭력인지,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 일상을 멈추고 함께 물었으면 합니다."

노역에 들어가면서 이상현 활동가가 한 말이다. 그의 벌금불복종이 던지는 질문을 사회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존재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와 생태계파괴를 심화시킨 기업과 국가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음이 우리에게 반가운 책임으로 다가온다. 진짜 범죄자를 법정에 세우기 위해 우리는 그 책임을 선뜻 부담하게 된다. 인권은 투쟁을 통해 이뤄지고 확장되었다. 기후정의 또한 마찬가지이다. 더 다양한 존재들, 더 많은 존재들의 불복종 행동으로 함께 인권과 기후정의를 이뤄내자.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에서 활동하는 안나 활동가가 작성했습니다.
#시민불복종 #직접행동 #인권 #기후정의 #기후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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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판 시민불복종 연대모임’(이하 연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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