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자를 위한 강연표지
학교도서관저녈
강연 초보 시절부터 겪은 일을 털어놓은 고해성사 같은 이 책에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강연자를 돕는다', '아이들 마음의 빗장을 열자', '처참히 깨진 강연에서 배우는 지혜', '무엇을 해도 느리고 어설픈 초등 저학년', '몸은 청소년, 마음은 어린이 초등 고학년'처럼 강연하며 겪은 얘기들이 고스란하다.
권오준 작가가 기자 시절 KBS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피디가 불러 세웠다. 말하는 속도가 너무 느린 권 작가에게 지금보다 세 배나 빠르게 하지 않으면 함께 할 수 없다고 했다. 평소 말이 느리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권 작가. 곱씹어보니 방송에서 틀리지 않으려고 되새김질하며 말을 하다 보니 평소보다 느릴 수밖에 없었다.
말에 속도가 붙으려면 어디서 누구에게라도 말하는 데 스스럼이 없어야 했다. 그 벽을 넘으려고 떠올린 것이 엘리베이터에서 말 걸기였다. 처음에는 사는 마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다음에는 낯선 오피스텔 엘리베이터로, 공원으로, 등산로로, 옮겨가며 말을 걸었다.
말하는 데 두려움이 사라지니 자연스레 말에 속도가 붙었다. 그런 다음에 열쇳말이 들어간 간단한 메모지만 들고 생방송을 마치고 나오는데 피디가 물었다. "그동안 뭔 일 있었어요? 어떻게 그리 달라질 수 있죠?"
될성부른 강연자 권오준은 이렇게 태어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꼭지 '하늘은 스스로 돕는 강연자를 돕는다'에 나오는 엘리베이터 말 걸기는 말을 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붙임성도 기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