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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WP, 또 같은 기자... '거짓 해명' 망신당한 윤 대통령

<워싱턴포스트> 인터뷰로만 두 번째 논란... 기자의 원문 공개에 기존 입장 또 뒤집혀

등록 2023.04.25 12:27수정 2023.04.2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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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WP는 24일 윤 대통령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 대통령실 제공

 
"캠페인 측에서 서면으로 보내온 질문에 대한 답변 전문을 공유하고자 한다(I want to share the full answer provided to us by the campaign in response to our written questions)." - 미셸 리 <워싱턴 포스트> 기자 트위터(@myhlee), 2022년 3월 8일

"번역 오류에 대한 질문과 관련하여 오디오로 다시 한 번 확인했는데, 여기에 단어 하나하나 다 있다(Regarding questions of translation error, I cross-checked with audio again, here it is word-for-word)." - 미셸 리 <워싱턴 포스트> 기자 트위터(@myhlee), 2023년 4월 25일


윤석열 대통령 측이 외신과 진실 공방을 1년여 만에 '또' 벌이게 됐다. 대통령 후보 시절에 이어 두 번째다. 국내 언론에 해명한 내용과 외신 기자가 직접 공개한 내용이 두 번이나 엇갈리는 상황이 되며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심지어 그때나 지금이나 논란이 된 게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였고, 인터뷰한 기자도 동일인이라는 점이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WP와의 인터뷰 내용 '거짓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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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리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트위터. 미셸 리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 발언 원문을 공개했다. ⓒ 미셸 리 트위터 갈무리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진행한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한일관계 개선의 필요성의 강조하며, 일본에게 무조건적인 사과를 반복해 요구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대한민국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 본인이 일본에게 사과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맥락의 발언이라 정치권의 논란이 거세졌다. 

이에 용산 대통령실이 한글 원문을 공개했고, 대통령실이 공개한 윤 대통령의 답변엔 '저는'이라는 주어가 없었다. 국민의힘은 이를 근거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서술어의 주어는 윤 대통령이 아니라 '일본'이라고 해명해왔다. 그런데 논란이 커지자 해당 인터뷰를 진행한 미셸 리(한국명: 이예희) <워싱턴포스트> 기자 본인이 직접 등판했다. 그가 25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는 '저는'이라는 주어가 명확히 포함돼 있었다(관련 기사: '오역' 주장에 원문 공개한 WP... 대통령실 한글 공개본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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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도쿄 지국장인 미셀 리 기자는 2022년 3월 8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보낸 서면 답변서 전문을 공개했다. 윤 후보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저는 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을 밝혔으며 그러한 차원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 미셀 리 기자 트위터

  
이처럼 외신 인터뷰 답변 내용을 두고, 윤 대통령 측과 <워싱턴포스트>가 진실 공방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었던 2022년 3월, <워싱턴포스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여성주의 관련 질문을 받자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나는 나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I consider myself a feminist)"라고 밝혔다.

반여성주의 성향을 띠는 일부 지지층으로부터 반발이 나오자, 윤석열 당시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은 출입기자들에게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되었다"라고 해명하면서 "서면답변 원문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당시 선대본이 공개한 답변서 원문에는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라는 표현은 존재하지 않았다(관련 기사: "난 페미니스트" 윤석열 외신인터뷰 반발 일자 "실수").

그러자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답변 전문을 공유하겠다"라면서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의 한글 원문을 자신의 트위터로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기자 역시 이번 인터뷰어와 동일인물인 미셸 리 기자였다. 해당 답변서 원문에는 "저는 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을 밝혔으며, 그러한 차원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라고 기재돼 있었다(관련 기사: WP 반박 "윤석열 '페미니스트' 발언, 정확하게 인용").


같은 매체, 같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측은 두 번이나 비슷한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이게 된 셈이다.

'오역'이라던 국힘... 이제 와서 "지엽적 논란, 국익에 도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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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지금까지의 반박 근거가 무너지자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의 외교적 발언에 대해 앞뒤 맥락을 잘라 왜곡하고, 비틀어 공격하면서 국민을 선동하는 것은 국익을 내팽개치는 반국가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라고 구두 논평했다.

사실관계가 틀린 데 대한 정정이라든가 해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정정보다는 그 발언, 그 논평에 대해서 오늘 대통령실이 명확한 입장을 밝혔으니까"라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오히려 "그런 지엽적인 논쟁으로 가는 것은 저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워싱턴포스트>와 두 번이나 비슷한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것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언론인들께서 판단하실 문제"라고만 이야기했다.
#국민의힘 #워싱턴포스트 #오역 #주어 #거짓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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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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