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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갑천 태봉보 해체는 가뭄에 단비... 모든 보 해체해야"

대전환경단체, 갑천 태봉보 수생태계연속성확보사업 시범공사 환영 기자회견

등록 2023.04.27 15:50수정 2023.04.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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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은 27일 오전 대전 서구 도안동 태봉보 철거 공사 건설현장에서 갑천 태봉보 수생태계연속성확보사업 시범공사 환영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27일 오전 대전 갑천 태봉보 공사현장에 환경단체 회원들이 나타났다. 여느 때 같았으면 긴장감이 감돌아야 할 상황이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갑천 태봉보 철거 공사를 축하하기 위해 모였기 때문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천주교대전교구생태환경위원회 등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대전녹색당, 정의당대전시당, 진보당대전시당은 이날 대전 서구 도안동 태봉보 건설현장에서 갑천 태봉보 수생태계연속성확보사업 시범공사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갑천 가수원교 하류 200m에 위치한 인공보 태봉보는 그동안 하천 유지용수 및 농업용수 활용을 목적으로 설치, 운영돼 왔다. 그러나 대전시는 수년간 농업용수 취수 실적이 없고, 하천 생태 환경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2021년 환경부 수생태계 연속성 확보사업을 신청해 철거가 확정됐다. 태봉보 철거 공사는 지난 해 12월 시작, 오는 6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대전지역 환경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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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은 27일 오전 대전 서구 도안동 태봉보 철거 공사 건설현장에서 갑천 태봉보 수생태계연속성확보사업 시범공사 환영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태봉보는 언제 지어졌는지도 모른 채 기능을 상실하고 방치되어왔다. 그로 인해 갑천 상·하류 수생태계가 단절되고, 느려진 유속으로 인해 퇴적물이 쌓이면서 부영양화로 인한 녹조 및 악취가 발생했다"며 "뿐만 아니라 홍수 시 수위를 상승시키는 등 안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태봉보를 해체하면 단절된 생태계의 종적 연결성이 확보되어 생물종 다양성이 회복되고, 유속이 확보되어 물 흐름이 개선되면서 녹조와 악취가 사라지는 등 수질이 개선될 것"이라며 "또 퇴적된 토사들을 제거하면 하상이 안정되면서 홍수위 상승 등의 우려도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3대 하천은 시민들에게 훌륭한 휴식처를 제공해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태봉보에서 시작해 하류로 이어지는 갑천 자연하천구간은 하천 습지로서 900여 종의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중요한 생태계 보고"라고 강조한 뒤 "태봉보 해체는 자연하천구간의 생태 건강성을 높이고 보전의 필요성을 증진시킨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은 태봉보 외에도 대전 3대 하천에 21개의 보가 등록·관리되고 있다고 밝히고, "태봉보 철거를 계기로 대전시는 보를 포함해 인공여울, 징검다리 등 하천 횡단시설물을 전수조사하고, 불필요한 시설물을 순차적으로 해체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번 보 철거는 물 흐름의 회복이 하천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물의 연대, 생명의 연대를 가로막는 시설물들은 모두 사라져야 마땅하다"며 "우리는 태봉보 철거를 기꺼이 환영한다. 그리고 더불어 태봉보 철거를 시작으로 금강이 하나의 물이 되어 흘러갈 수 있도록, 금강을 가로막은 3개의 보도 조속히 철거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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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은 27일 오전 대전 서구 도안동 태봉보 철거 공사 건설현장에서 갑천 태봉보 수생태계연속성확보사업 시범공사 환영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날 발언에 나선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가뭄 대책으로 4대강을 물그릇으로 사용하겠다고 한다. 4대강은 물그릇이 아니고 흐르는 강이고 생명"이라며 "물그릇에 고여 썩은 물은 농업용수로도 식수로도 사용할 수 없다. 갑천 태봉보 철거는 막힌 시내를 흐르게 하여 강과 바다와 만나게 하는 축하의 자리이고, 인간들이 생명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자연의 몫을 빼앗아 물을 가르는 보가 만들어지고 다시 돌아가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걱정이고, 생명들이 다시 복원될지 걱정"이라면서 "이렇게 쉬운 일을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모르겠다. 더 빠른 시간 안에 자연으로 돌려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이제 시작이다. 더 많은 보가 해체되어 자연의 몫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 후에는 두 가지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첫 번째 퍼포먼스는 한글서예가 바우솔 김진호 선생의 한글무늬붓사위(붓글씨퍼포먼스)로, 흰 종이 위에 대형 붓으로 '거침없이 흘러라'라는 글귀를 새기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두 번째 퍼포먼스는 참가자들이 '물은 흘러야 한다'는 내용의 각각의 깃발과 현수막을 들고 태봉보에 올라가 "모든 보를 해체하라", "강물을 흐르게 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인증샷을 남기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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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은 27일 오전 대전 서구 도안동 태봉보 철거 공사 건설현장에서 갑천 태봉보 수생태계연속성확보사업 시범공사 환영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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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은 27일 오전 대전 서구 도안동 태봉보 철거 공사 건설현장에서 갑천 태봉보 수생태계연속성확보사업 시범공사 환영 기자회견을 열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은 태봉보 해체 공사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태봉보해체 #갑천태봉보 #대전환경단체 #수생태계연속성확보사업 #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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