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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왕버들 싹쓸이 벌목' 비판 쇄도 "당장 중단하라"

"홍수 때 어쩌려고", 가로수시민연대 27일 성명 발표... 예천군·보문면 강력 성토

등록 2023.04.28 10:32수정 2023.04.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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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싹쓸이 벌목이 단행된 예쳔군 보문면 작곡리 일대 내성천. 강변 제방의 왕버들 나무들이 모두 베어졌다.
싹쓸이 벌목이 단행된 예쳔군 보문면 작곡리 일대 내성천. 강변 제방의 왕버들 나무들이 모두 베어졌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싹쓸이 벌목을 당한 내성천 왕버들 나무들이 모두 베어지고 없다.
싹쓸이 벌목을 당한 내성천 왕버들 나무들이 모두 베어지고 없다. 대구환경운운동연합 정수근
 
경북 예천군이 내성천 왕버들 군락지에서 '싹쓸이 벌목'을 자행한 것을 알린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전국적인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가로수시민연대'는 지난 27일 비판 성명을 발표했고, 이 소식을 알게 된 누리꾼들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로수시민연대는 가로수의 심각한 가지치기 등을 막고 가로수와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결성된 전국 연대조직이다.

"하천 식생 사라졌으니 홍수 시 유수 조절 더 어려울 것"
   
가로수시민연대는 27일 '보문면의 내성천 버드나무 군락 무단 벌목 즉각 중단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가로수시민연대는 나무의 공익적 기능을 널리 알리면서 가로수를 비롯한 나무 보호운동을 벌이고 있어 '내성천 왕버들 싹쓸이 벌목 사태'를 보다 엄중히 바라봤다. 

가로수시민연대는 성명서에서 먼저 내성천에서 이번에 벌목된 곳의 구간의 가치를 평가했다. 이들은 "이 구간은 생태적으로는 야트막한 산지 사이를 드넓게 돌아 흐르는 완만한 사행천으로서, 곡류부 내측의 퇴적지대인 모래톱을 비롯해, 외측 산지와 연결된 산림-하천 경계부의 사면이 자생 왕버들 군락과 함께 자연제방을 형성하고 있어 생태·경관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번에 싹쓸이 벌목당한 강변 식생(나무와 풀)은 "▲제방 안정화, 홍수 시의 유속·정점유량 감소 등을 통해 안전한 하천환경을 만들고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각종 오염원을 흡수함으로써 수질을 정화하며 ▲육계 수계의 경계부에 자리 잡고 있어 수서곤충과 조류 등 야생동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하기에 하천환경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하다"라고 그 가치를 설명했다.
 
 잘린 나무에서 벌목한 지 5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액이 올라오고 있다. 나무가 피를 흘리고 있다.
잘린 나무에서 벌목한 지 5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액이 올라오고 있다. 나무가 피를 흘리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러면서 보문면 산업팀 담당자가 밝힌 무단 벌목의 이유 ▲이용자 안전 확보 ▲민원 해소 ▲사면 쓰레기 투기 및 가시박 등 생태계 교란 식물 ▲유수 흐름 저해에 대해 가로수시민연대는 "예천군과 보문면 관계자들의 빈약한 생태 감수성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야를 확보하거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수십 년 된 왕버들 군락을 베어낼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면서 "쓰레기나 가시박이 많다면 제거하면 될 것이다. (벌목으로 인해) 하천 식생이 사라졌으니 홍수 시 유수 조절은 오히려 더욱 어려워져 결과적으로 보문면의 내성천변 버드나무 군락 벌목은 하천을 더 위험하게 만든 셈"이라고 지적했다. 
 
 산지로 이루어진 무제 구간 자연제방에 자연스레 자란 왕버들 군락이 모조리 베어졌다.
산지로 이루어진 무제 구간 자연제방에 자연스레 자란 왕버들 군락이 모조리 베어졌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번처럼 무제부 구간에 대대적 벌목 사례 없었다"

이들은 이번 벌목 사태가 다른 유사 벌목 사태와 다른 점은 그 위치가 인위적으로 조성한 제방이 아니라 산지로 이뤄진 무제부 구간이 대부분이란 데 심각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가로수시민연대는 "내성천에서 무단 벌목 사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재해예방사업' '소하천 정비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내성천의 자연천변을 인공제방으로 뒤바꾸거나 문화재 보호 차원이라며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흰목물떼새의 번식기에 회룡포와 무섬마을 일대의 모래톱을 밀어버리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 모두 '4대강사업'의 일환인 영주댐 건설이 야기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무제부 구간으로 이뤄진 곳에서 대대적으로 벌목을 벌인 적은 없었다"라며 "내성천 왕버들 군락은 내성천의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는 핵심요소 중 하나로서, 이를 잘 지키고 보존해야 할 예천군이 오히려 싹쓸이 벌목을 단행했다는 것은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 예천군은 필히 이번 행위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연제방에 자연스레 자란 왕버들 군락지가 모두 훼손됐다.
자연제방에 자연스레 자란 왕버들 군락지가 모두 훼손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가로수시민연대는 내성천 왕버들 군락 싹쓸이 벌목 사태를 초래한 예천군과 보문면을 비롯한 기타 행정기관들에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보문면은 내성천변 버드나무 군락의 무단 벌목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내성천 관할 지자체와 지방환경청은 지금부터라도 내성천 통합물환경관리 데이터와 내성천협의회 등 시민사회와의 철저한 민관협력 네트워크 양자를 구축하라!"
 
가로수시민연대 김레베카 책임연구원은 보문면 담당자가 '보문면장이 추가 벌목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이런 정도로 논란이 되면 반성하고 자숙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추가 벌목 운운하는 것을 보면 보문면의 막가파식 행정이 도를 넘은 것 같다. 도대체 뭘 믿고 저러는지 모르겠다"라며 "대구지방환경청이나 환경부, 경상북도 등 상위 행정기관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과 동시에 전국적으로 더 큰 연대를 조직해서 강력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성천의 미래가 심히 우려... 강력 대응 해야"

인터넷에서도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오마이뉴스> 기사 및 사태를 전한 기자의 소셜 미디어에도 여러 댓글을 달렸다. 누리꾼 '굴참나무'씨는 "몇 년 전 내성천을 너무 멋지다고 다녀왔는데 멋진 강을 보고 감탄했는데 너무 안타깝다. 이장 몇 마디에 아름다운 경관이 사라는지는 자연환경이라면 나무심는 식목일은 왜 있었을까?"라며 "공무원들 생태공부 좀 해라. 모르면 전문가한테 자문을 구하기라도 해라"고 지적했다.

이용자 '깨구리'씨는 "면장이면 사무관(5급) 과장급인데 뭔수로 책임을 진단 말인가. 저런 벌목 공사를 예산에 반영할 때부터 시군의회에서 막았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시군의회의 일이 해외여행이 아니라 행정부를 견재하라고 만들어논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밖에도 기자의 소셜 미디어엔 "저 나무를 저 정도로 키우려면 몇십 년을 비와 햇빛이 보살펴줘야 한다. 그런 걸 한순간에 잘라버린 책임자는 아마 천벌을 받을 것" "자연 학살"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더 베어 나갈 것이란 면장의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럴 짓을 할지도 모를 무모한 자이니 강력 대응치 않으면 내성천의 미래가 심히 우려된다. 전국적인 대처가 필요한 위급한 사항이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예천군 규탄을 위한 전국적 모임을 가지자" 등의 댓글이 달렸다. 

[관련 기사]
지름 1미터 넘는 왕버들도 무참히 잘려... 이게 정말 맞습니까? https://omn.kr/23p61
내성천 수백 그루 나무 싹쓸이 벌목, 왜? https://omn.kr/23mw8
 
 한 구루의 나무도 남기지 않고 알뜰이도 모두 베어버렸다.
한 구루의 나무도 남기지 않고 알뜰이도 모두 베어버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 지난 십수년 동안 내성천을 오가면서 내성천의 변화상을 지켜보고 있다. 영주댐 해체하고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하루빨리 지정해야 이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는다.
#내성천 #나무 벌목 #예천군 #가로수시민연대 #보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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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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