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두려웠다. 자전거에 혼자 타는 것과 차량을 운전하는 것 자체도 무서웠지만, 그만큼이나 '무언가를 잘 해내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을 피하고 싶은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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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 앞두고 자전거에 도전한 이유
포기는 쉬웠지만 그만큼의 불편함이나 후회가 뒤따랐다. 여행 가서 차량을 렌트할 때 운전 가능한 사람이 아니니 늘 신세를 져야 했고, 여행지에서 함께 자전거를 타자는 친구들의 제안에도 혼자 머쓱해졌다. 도전해서 결과를 얻어낸 사람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듯이,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러던 2023년, 반려인과 내년 결혼을 앞두고 올해는 스페인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와의 여행은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다. 그런데 반려인이 말하기를, 스페인 여행을 위해서는 자전거를 타는 일정이 필수라고 했다.
마음속 회피 본능이 고개를 들려던 찰나, 이번에는 피해가지 말고 부딪혀보자고 결심했다. 그러고 보면 몇 년 전에 '나는 평생 운전 같은 건 못 할 거야'라고 속삭여오던 마음속 벽을 깰 수 있도록 용기를 준 것도 반려인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전국 각지를 작은 차로 여행 다닐 수 있게 됐고, 해외여행 때도 차를 렌트해서 목적지까지 가기도 했다.
걱정과 불안이 많은 나는 자전거를 타기 전에 유튜브와 블로그 글부터 검색했다. 나 같은 사람이 그래도 꽤 있는지, '자전거 타기, 첫날에 성공한 비결'이나 '넘어지지 않고 혼자 자전거 배우는 법' 같은 영상과 글을 여러 개 찾아볼 수 있었다. 누군가는 30대 중반에 처음 자전거 타기에 도전해서 1시간 30분 만에 해냈다는 영상을 유튜브에 자랑스럽게 올리기도 했다.
역시나 시행착오... 페달 놓칠 때마다 휘청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