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이 시집이 사람 관계뿐만 아니라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풀어가는데 작은 밑불이 되면 좋겠어요. 그래야만 두 번 다시는 코로나19와 무시무시한 바이러스가 우리를 괴롭히지 않을 테니까요.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함께 풀어가다 보면 위가 바라는 맑고 고운 세상이 오지 않을까요." 황매산 자락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를 쓰는 서정홍 시인이 새 동시집 <골목길 붕어빵>(상추쌈출판사 간)을 펴내고 한 말이다. 아르코 창작기금을 받아 펴낸 시집으로, 김병하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이제 '할아버지가 된 산골 농부 시인'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살피고 보듬어 주는 자연의 노래를 시집에 담았다. 이번 시집은 1부와 2부로 된 연작시로, 하나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가지 '비'에 대한 것이다. 시집은 아이들이 관계 때문에 어려워할 때 조금이라도 마음을 북돋아주고 싶은 것, 아이들 손을 끌고 자연으로 가고 싶은 것을 채워주고 있다. 어른들 끼리, 어른과 아이, 아이들이 함께 읽어도 좋을 시들로 채워져 있다. "누가 내 말을 가만히 들어 주면 좋겠어요 누가 내 마음을 천천히 물어봐 주면 좋겠어요" - "관계를 풀어가는 법 7" 일부 누구나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긴다.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가슴 속에 담고만 있다면 병이 생길 수 있다. 해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말을 내뱉으면 답답함이 덜할 때가 있다. 가족이나 직장동료나 평소와 다르게 오늘따라 말수가 적거나 침울해 보이는 이가 있다면, 서정홍 시인이 시를 통해 귓뜸해준대로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야 할 것 같다. 관계를 잘 풀어갈 수 있는 길이 보이는 어떤 모퉁이마다 시인의 눈길이 머물고 있다. "비가 내린다 / 억수비가 억수로 내린다 / 우리집 식구들 한가하다 / 개와 고양이도 한가하다 / 참새와 까치도 한가하다 / 논과 밭도 한가하다 / 산길과 들길도 한가하다 / 온 마을이 한가하다 / 할 일이 없어 심심하다 / 그냥 심심해서 좋다"(시 "억수비"). 시를 읽는 사람한테까지 '한가함'이 전해진다. '억수로 비가 내리'지만 사람과 자연은 심심하고 한가하다고 한다. 비가 오면 시골이나 도시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비가 오면 시골농부들은 바쁜데 시인은 오히려 한가하다고 한다. 내리는 비를 보면서 새로운 준비를 할 수도 있는데, 시인은 그냥 심심해서 좋단다. 역시 시인다운 여유로움이다 느껴진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 똥오줌 마려울 때 어떻게 할까요? // '길 옆에 세워 둔 짐차 뒤에서요?' / '하천에 내려가서요' / '참지 않을가요?' // 어머니가 길거리에서 / 붕어빵을 팔고 있는 고인이가 / '가까운 상가에 뛰어가서 ...' / 아주 작은 목소리로 정답을 맞혔어요 // ... // 말줄임표 끝에 / . / 마침표도 찍지 못하고."(시 "고은이"). 혼자 읽을 때에 가만히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된다면, 함께 읽을 때에는 공감하고 위로하는 마음을 주고 받는 시집이다. 동시를 읽고 서로 관계가 더 돈독해지고 함께 지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골목길 붕어빵>은 집이나 교실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시들로 가득하다. 권오삼 시인은 추천사에서 "농사짓는 마음과 시 짓는 마음이 서로 어깨동무하며 그려낸 시골 아이들과 어른들 모습이 시를 읽을수록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며 "보기 드물고 손에 꼽을 만한 동시 한 편 한 편이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시를 읽으면서, 모두가 시인의 마음이 되기에 더 없이 좋은 시들이다"고 소개했다. 서정홍 시인은 그동안 시집 <58년 개띠>와 <아내에게 미안하다>, 청소년시입 <감자가 맛있는 까닭>, 동시집 <윗몸 일으키기> 등을 펴냈고 전태일문학상,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서덕출문학상 등을 받았다. 큰사진보기 ▲서정홍 동시집 <골목길 붕어빵> 표지.상추쌈출판사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서정홍 시인 #골목길 붕어빵 추천4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윤성효 (cjnews) 내방 구독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달리고 싶다 백두산까지" 창원통일마라톤대회 연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3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4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5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서정홍 시인 "시 함께 읽으며 사람-자연 관계까지 돈독하게"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1만2000 조각 났던 국보, 113년만에 제모습 갖췄다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대학 안 가고 12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됐다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수백억 쏟아 붓고도 무려 '13년째 공사중'인 시설 8년 전 "박근혜 퇴진" 외쳤던 서울대 교수 "윤석열 훨씬 심각"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