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자 표시가 도입된 의약품의 모습
신신제약
2021년 개정된 약사법에 따라 내년 7월부터 의약품과 의약외품에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변환코드를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법제화됐다. 그러나 생리대는 언제 점자표시가 의무화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개정된 법안에서 월경용품은 의무표기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안은 편의점에서도 구매가 가능한 안전상비의약품은 의무표기대상으로 규정했지만, 그외의 의약품, 의약외품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표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생리대와 같은 월경용품은 매월 일주일 동안 사용하는 생필품인 만큼, 월경용품 점자 표시가 시급하다는 인식이 확대되어야 한다.
어디에도 없는 점자 표시... 시각장애인 점자 사용률 9.6%
"스웨덴이 복지 선진국이라고들 하죠. 스웨덴에 갔더니 과자에도 점자가 표시되어 있었어요. 어디에나 점자가 표시되어 있다는 건 그만큼 일상에서 다양한 생활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되는거예요. '손가락으로 글자를 읽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고 무의식에서 알게 되는 거죠.
한국은 점자 표시가 잘 안되어 있어서 점자를 아는 사람들이 10% 미만이라고 해요. 점자를 배워도 쓸 데가 없으니까 배우지 않는거죠. 생리대에도 점자가 표시될 만큼 많은 곳에 점자가 표시되어 있으면 배우는 사람도 늘어날 거예요."
한편, 국립국어원이 출간한 '2021년 점자 출판물 실태 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중 점자 사용이 가능한 경우는 9.6%에 불과했다. 시각장애인 중 90.4%가 점자 사용이 불가한 것이다. 생활 속 점자 사용이 확대됐을 때 시각 장애인의 점자 사용율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장애여성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있어요. 장애여성이 여성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무성적 존재라고 생각해요. 장애여성은 임신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요. 장애 학교가 월경 교육이나 성교육을 거부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죠.
그런만큼 우리 주변에 다양한 생활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해요. 생활 곳곳에 점자가 있고 장애인 화장실과 비장애인 화장실이 구분되어 있지 않으면 어떨까요. 장애인 화장실은 유아차를 끌고 있는 여성, 무거운 짐이나 캐리어를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필요해요. 굳이 구분되어질 필요가 없는거죠.
구별이 아니라, 다양성으로 봐야하는 것이 아닐까요. 명칭부터 장애인, 비장애인 용으로 구분하는 게 아니라. 어떤 곳이든 다양한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인식이 바뀌어야 해요. 점자가 어디에나 있으면 '아 이런 문자도 있구나'하고 친숙하게 알 수 있잖아요."
모두를 위한 월경권, 다른 몸에 대한 이해
"여성이나, 기혼자 대상 복지에 대한 반발이나 임신과 군대를 비교하는 것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노동현장에서 상사가 남성인 경우, 생리휴가를 반려하기도 하는데 남성들도 월경에 대해 배운다면 생리 휴가도 충분히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이가희님은 월경 교육 등 몸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을 통해 나와 다른 몸을 알게 된다면 관련된 제도가 보다 반발 없이 합리적으로 수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모두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월경하기 위해서는 생리대 점자 표시, 장애인/비장애인 구분이 없이 누구나 사용가능한 화장실, 월경하는 몸에 대한 이해를 가진 직장 동료 등 나와 다른 몸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일상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
생리대에 점자가 표시되었을 때 월경하는 시각장애여성의 존재를 인지하게 되듯이, 모두를 위한 월경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활방식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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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창립한 여성환경연대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녹색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태적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환경단체 입니다. 환경 파괴가 여성의 몸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여 여성건강운동, 대안생활운동, 교육운동, 풀뿌리운동 등을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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