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쓸모반죽 치대기
한제원
덕분에 오늘은 아침부터 반죽을 치댔다. 보통 하던 피자 도우와는 조금 다르게 생크림과 우유를 넣어 부드러운 빵반죽을 택했다. 피자 반죽 도우 레시피를 따라도 쫄깃하고 좋지만 남은 반죽으로 피자만 만들어야 하니 그 부분이 조금 아까워서 이번에 반죽이 남으면 다른 빵, 모닝빵이나 소시지빵을 만들 생각이다. 날씨가 제법 따뜻해져 실온 발효도 금방 된다. 반죽이 커지는 모습은 언제 봐도 신기하다.
내가 어릴 적에도 집에서 엄마가 피자를 만들어 줬다. 때는 1980년대, 피자 치즈며 소스가 어디에서 났는지 의문이다. 피자라는 음식이 잘 알려지기나 했을 때였을까, <응답하라1988>을 보면 스파게티를 비빔국수처럼 손으로 쓱쓱 비벼 나누어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딱 그 시절 우리 엄마는 집에서 피자도 만들어 줬다.
주로 내가 아프고 나았을 때, 이것 저것 채소가 많이 들어가고 치즈가 들어가 영양가가 높은 피자를 해 주면 창백하게 말랐던 내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고 엄마가 그랬다. 그때나 지금이나 피자는 맛있었나 보다. 아프고 나아서 입맛도 없었을 텐데 엄마가 해준 피자를 맛있게 먹고 회복을 했다 하니. 그 아이가 커서 집에서 반죽을 치대 피자를 만든다. 영양만점으로 맛있게 만들어 아이들을 먹인다.
"이 피자 우리가 만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