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니는 어르신들
용인시민신문
필요한 물건을 넣고 다니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는 가방. 그러나 꼭 필요하지 않아도 가방을 메고 다니는 이들이 있습니다. 매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시기흥노인복지관을 찾는 박종특(83) 할머니가 그들 중 한 명입니다.
기흥구 상갈동에 사는 박 할머니는 눈이 오건, 비가 오건 매일 전철을 타고 노인복지관에 다닙니다. 복지관에 다니는 것조차 힘에 부칠 때가 적지 않지지만, 박 할머니는 항상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닙니다. 자꾸만 굽어지는 허리를 펴기 위해섭니다.
박 할머니 가방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가방에는 휴지나 손수건 외에도 컵과 캔커피, 물병 등 제법 무게가 나가는 물건이 들어 있었습니다. '힘들지 않으시냐'는 질문에 "힘들지만 자꾸 굽어지는 허리를 펼 수 있어 가방을 메는 게 더 편하다"는 박종특 할머니.
어느날 무척 힘든 모습으로 복지관으로 들어오시는 걸 본 임형규 기흥노인복지관장님도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임 관장님이 "힘드신데 무거운 가방을 두고 다니시라"고 말씀드렸더니 돌아온 대답이기도 합니다.
임 관장님은 박 할머니의 마음 아픈 말씀에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오래 전 시골에 사시던 임 관장님 아버님도 시내에 가실 때 허리가 앞으로 굽어져서 일부러 가방 속에 '돌멩이'를 넣고 다니셨다고 합니다.
복지관에는 박 할머니처럼 제법 무겁고 큰 가방을 메고 다니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왜 많은 어르신이 걷는 것조차 힘들어하면서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닐까 하는 의문이 최근에서야 풀렸습니다.
가방의 무게가 박 할머니 인생의 무게라고 하면 너무 과장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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