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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상징 클래식카, 보존할 방법 없나

미 일부 주·독일 등 등록제 운영... 별도 번호판 주고 배출가스 예외 허용

등록 2023.06.01 13:24수정 2023.06.0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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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를 위한 배기가스 규제 강화로 환경기준에 맞지 않는 '클래식카'의 주행이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오래된 차들의 보존을 지원하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는 '더맑은서울2030'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년부터 4등급 경유차의 4대문·녹색교통지역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35년에는 4대문, 2050년에는 서울 전역에 내연기관 차량의 운행 금지도 추진된다.

이에 대해 자동차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홍윤기(33)씨는 "클래식카 등록제와 같은 클래식카 보존을 위한 관련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씨는 1986년 생산된 벤츠 SL 차량을 보유 중이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본인의 차량을 관리하는 모습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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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기(33)씨가 소유중인 1986년식 벤츠 560SL의 모습이다. ⓒ 홍윤기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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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기(33)씨가 소유한 차량의 실내 모습이다. ⓒ 홍윤기씨 제공

 
클래식카 등록제와 관련, 홍씨는 정부에 클래식 차량이 등록되면 배출가스 혜택을 받는 대신 연간 주행거리에 제한을 두는 해외 사례를 들며 "최근 국내외적으로 뉴트로(newtro)현상과 함께 옛것의 가치를 지키려는 현상이 증가하는 만큼 우리나라에도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애리조나주는 클래식카 등록제인 'Historic Plate'를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는 1966년도 이전에 생산된 차량에 배출가스 규제를 제외해 주고 이를 인증하는 특별 번호판을 지급한다.

'H' 번호판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적어도 30년 전에 등록되고, 구조변경 사항이 없는 차량에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 'H' 번호판을 발급받을 수 있다. 'H' 번호판 차량은 공식적으로 '자동차 문화재'로 등록되고 차량세와 보험료가 감면되며, 배출가스 규제에도 자유로워 환경 보호구역에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것이다.

서울시 "유예대상 확대 확정된 것 없다"

이런 해외 제도들의 도입 가능성에 대해 서울시 대기정책과 관계자는 "녹색교통지역의 노후 차량 출입은 소상공인의 영업권 보장을 위해 새벽에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라며 "현재 교통 규제 확대를 논의 중인 가운데 유예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배출가스 규제 완화 이외에도 이들 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과정을 용이하게 하는 것도 클래식 차종 보존의 한 방법이다. 이에 대해 홍씨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구조변경 과정이 좀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엔진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배터리와 전동모터를 넣어 순수 전기차로 만든다면 환경파괴 우려 없이 클래식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EV컨버전' 이라 부르는 내연기관 차량의 전동화는 해외에서 자동차 산업의 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2012년 미국에는 EV컨버전 전문업체인 'Zelectric Motors'가 첫 개조 차량을 선보였고 대형 자동차 업체인 MINI도 'MINI Recharged'라는 이름으로 1959년부터 2000년까지 자사에서 생산된 차량을 전동화해 주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나라의 EV컨버전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행정규칙인 '자동차 구조·장치 변경에 관한 규정' 제 3장에 '전기자동차의 구조의 변경' 항목이 있음에도 실제 이를 통과한 차량은 한 대도 없기 때문이다.

개조 전기차 구조변경을 신청하려면 장착할 부품을 우선적으로 시험받고 나서야 구조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이후 인증된 부품으로 전동화를 마친 차량은 구조변경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교통안전공단 관계자에 구조변경 심사 통과 사례를 묻자 "현재 시험을 받는 차량은 있으나 구조변경을 통과한 사례는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홍씨는 "옛날 차라고 해서 '똥차'라고 불리는 시기는 지났다. 레트로 열풍과 인식 개선이 맞물려 오래된 차도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클래식카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안디모데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클래식카 #클래식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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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한림미디어랩>의 뉴스룸입니다.학생기자들의 취재 기사가 기자 출신 교수들의 데스킹을 거쳐 출고됩니다. 자체 사이트(http://www.hallymmedialab.com)에서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실험하는 대학생 기자들의 신선한 "지향"을 만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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