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충남 당진터미널 앞. 당진 시민들이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근무 조건을 개선하라며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이재환
충남 당진 시민들이 "죽음의 학교 급식실 문제를 해결하라"며 촛불 문화제를 진행했다.
지난 5월 31일 오후 7시 당진터미널 광장에서 열린 이날 문화제에는 100여 명이 당진시민이 참석했다. 문화제는 '당진시 죽음의 급식실 문제 해결을 위한 원탁회의(이하 당진 원탁회의)'가 주최했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당진시민 1만 서명운동 경과보고가 이었다. 서명 내용은 학교 급식실에 공기 청정기를 우선 설치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당진 시민들은 문화제에 앞서 지난 5월 한 달 동안 시민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았다. 서명에 동참한 인원은 599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혜경 당진 어울림여성회 사무국장은 "학교급식실 시설 개선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 우선 당장 급식실에 공기 청정기부터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교 급식실 공기 청정기 설치를 촉구하는 서명에 동참한 시민들도 급식실 노동자들에게 다양한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학교급식실 노동자는) 누군가의 엄마이다. 건강했으면 좋겠다."(시민 A씨)
"이분들이 있기에 아이들 학교 보내면서 점심 걱정 안 하고 나가서 일한다. 공기청정기 설치가 왜 이런 서명운동까지 해야 되는 사안인지 이해가 안 된다. 당연한 것 아닌가."(시민 B씨)
"저희 어머니도 같은 종사자로 일하시다 폐암 항암 중이다. 부디 저희들을 위해 일하시는 종사자분들께서 빨리 열악한 상황을 벗어나 정상적인 장소에서 일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도 어느덧 아기를 키우다 보니 저희 아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분들이라 생각한다."(시민 C씨)
오윤희 당진어울림여성회 회장은 이날 문화제에서 "여성들의 삶의 변화를 꿈꾸고 활동해왔던 여성회 회장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하다. 공기청정기 설치라는 단순한 운동을 통해 그 누구라도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조금은 다가설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아이의 한 끼만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삶을 고민하는 시민들이 더 많아질 거라 믿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우리가 함께 하면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순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지부 안전국장도 "충남 급식실 노동자 중 폐결절 이상 소견자가 양성 결절부터 확진자까지 635명, 이들 중 17명 이상이 당진"에 있다고 밝혔다. 또 "땜질식 대책을 거부하며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을 개선하고 조리흄에 노출되는 빈도를 낮추기 위해 적정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진 원탁회의에는 당진어울림여성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당진지회,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지부, 당진시농민회, 환경참여연대, 민족문제연구소당진지회,마을교육공동체어울림협동조합, 당진시동학농민혁명승전목기념사업회, 진보당당진시위원회 등이 함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