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함양
원두를 볶았으니 2층 카페로 올라가 직접 커피를 내렸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글라이딩 기계에 넣고 갈았다. 글라이딩 기계도 설정값 17.5g 정량으로 나왔다. 이어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기계에 넣고 원두 원액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생각보다 커피를 내리는 방법은 간단했다. 커피를 내리는 기계도 3500만 원이다. 여기서 또 유럽의 고풍스러움이 느껴졌다. 다시 말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드는 생각은 아니다.
로스팅 기계, 에스프레소 기계, 비싸고 좋은 원두를 사용하고 있지만 카페 수수의 커피 가격은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이유는 이종혁씨의 대학생활에 있다. 이씨는 독일에서 대학교를 다니며 고단했던 타국살이를 커피에 기대 생활했다.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좋은 커피를 저렴한 가격으로 마셨던 경험이 이종혁씨에게 추억으로 남았다. 이종혁씨는 "독일 대학교 성적은 F학점이 두 번 이상 나오면 독일 어느 대학교에서도 학교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다. 그렇기에 당시 느꼈던 압박감을 좋은 커피와 함께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격으로는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다. 사실은 500원 올리는 게 편한 일이다. 그러나 돈 조금 더 벌자고 손님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가격을 올릴 마음은 없다. 힘들겠지만 원두를 더 대량으로 가져온다던지 직거래로 원두를 받는 등 유통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지금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를 운영하며 가장 좋은 점은 커피를 마음껏 마실 수 있어서라는 이종혁씨는 하루에 8잔 이상을 마신다. "사실 카페를 운영하지 않고 하루에 커피를 8잔씩 먹으면 꽤 부담되는 돈이다. 카페를 운영하며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음껏 마실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이종혁씨는 커피를 통해 많은 이들이 마음에 휴식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는 "저는 의사가 아니기에 사람들의 신체적인 아픔을 치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커피로 제가 지난날 경험했던 마음의 안식을 주위 사람과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 저희 가게를 찾는 고객도 물론이고 꼭 카페 수수가 아니라도 커피를 마시며 잠깐의 휴식을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풍적인 카페창업 열풍으로 국내 어디서나 쉽게 카페를 찾을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취향과 선호도만큼이나 갖가지 분위기와 맛을 가진 카페가 많이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전문 바리스타가 내려 준 최고의 커피를 마시며 일상의 여유를 찾는 것도 이젠 하나의 문화생활이 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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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안락 넘치는 카페?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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