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atoma infestans.남미에서 샤가스병을 일으키는 흡혈 노린재의 한 종.
CDC(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노린재목을 뜻하는 라틴어 헤밉테라(Hemiptera)는 '반쪽날개(Half-winged)'라는 뜻이다. 날개의 절반은 딱딱한 가죽질(혁질부)이며 나머지 반은 부드러운 막질부로 이루어져 있어 날개를 접으면 X자 모양이다. 빨대 주둥이를 가진 매미와 소금쟁이, 진딧물, 장구애비, 물장군, 멸구, 매미충 등이 속해 있다.
곤충 세상에서 자주 접하는 것이 노린재의 유별난 짝짓기다. 지켜보는 사람이 포기할 정도로 오랫동안 교미를 하며 손으로 건드려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장시간의 사랑은 수컷이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려는 이기적인 행위다. 수정은 후입선출법을 따르기에 가장 늦게 짝짓기 한 수놈의 정자와 난자가 만난다.
잠자리와 함께 노린재는 다른 수컷의 정자를 파낼 수 있다. 암놈의 몸 속에는 수놈의 정자를 보관하는 저정낭(Sperm reservoir)이 있다. 꽁무니를 맞대고 짝짓기를 하기에 앞서 암컷의 저정낭을 청소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인다. 한술 더 떠서 암놈의 생식기를 분비물로 막아버리는 종도 있다.
새끼를 품에 안고 목숨을 건다
우리나라에 21종이 기록되어 있는 뿔노린재 무리는 곤충세상에서도 자식 사랑이 유별난 종이다. 몸 길이 10mm 정도의 에사키뿔노린재는 산초나무와 층층나무, 말채나무, 검양옻나무, 작살나무 등에서 볼 수 있다. 등판 중앙에 사랑스런 하트 무늬를 가졌으며 봄 부터 가을까지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