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석 옹이 할아버지 이병년 선생의 사진을 들고 있다.
조근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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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군 강영뫼(하점면 창후리~양사면 인화리 경계)에는 지난 1950년 6.25 전쟁 중 인민군에 의해 73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당한 아픈 역사가 서려 있다.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산 5번지에는 순의비(殉義碑)가 큰 나무 아래 고고히 서 있다. 순의비는 인민군에 희생당한 '강명뫼 73명의 순의자'들의 영령을 위로하고 이들을 추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눈부시게 부서지는 화창한 날씨에도 순의비는 70년 전 있었던 처참한 고통을 그대로 안고 서 있는 듯 서늘한 기운을 풍긴다.
비석은 1966년 양사면 인화리에 건립됐지만 도로공사로 송해면 하도리 208-2번지로 이전했고, 2019년 5월 현재 자리로 옮겨왔다. 비석에는 비를 세운 이유, 건립을 추진한 사람들, 희생자명단 등이 적혀있다. 순의비는 여느 유사한 비석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의 노력과 집념의 결과이기도 하다.
강화 간곡노인회 회장을 지낸 고 이병년(李秉秊, 1893~1982) 선생은 강화 강영뫼에서 죽은 73명의 억울한 사연을 알고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순의비 건립에 앞장섰다.
이병년 선생은 1966년~1977년, 11년간 순의자들을 위한 제막식과 위령제를 거행하면서 당시 조위금 기부자 명단, 금액, 위령제사 조문, 초청장 발송대상, 유가족 현황, 신문기사, 73인의 순의자 개인이력, 위령비문, 도면 등 자료를 꼼꼼하고 정성스레 모아 보관했다. 이 자료들은 '강영뫼 순의자 칠십삼인 위령행사 추진관계서류철'에 차곡차곡 쌓여있었고, 그의 손자 이희석(李喜錫, 85) 옹이 오픈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에 협조하지 않고 죽음 맞이한 73명의 반공 애국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