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아이스 커피
정지현
글 쓰는 장소에는 큰 구애(拘礙)는 없다. 하지만 글도 익숙한 곳에서 쓰는 것이 좋다. 글은 동적인 운동이 아닌 정적인 놀이에 가깝다. 따라서 변화하는 환경이나 새로운 장소보다는 늘 익숙한 곳에서 쓰는 것이 마음의 동요 없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
마음이 분주하면 글도 마음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감정에 매몰된 글은 공감을 이끌기 어렵다. 그래서 글도 평온한 마음으로 익숙한 장소에서 쓰는 것이 적합하다. 자신의 서재나, 자주 가는 카페 혹은 근처 한적하고 조용한 산책로도 좋다.
최근 글쓰기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티스토리, 블로그가 전부였다면 최근에는 글을 쓰려는 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고, 수익 창출의 기회까지 주는 다양한 공간들이 존재한다.
브런치 스토리, 오마이뉴스에 이어 최근에는 알라딘의 창작자 공간인 투비컨티뉴드와 밀리의 서재에서 기획해서 출시한 밀리로드까지. 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플랫폼들은 넘치다 못해 포화상태다.
오히려 이렇게 다양한 창작공간이 생기다 보니 글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은 골라서 쓰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출간의 기회를 위한 순수 창작 공간부터 주변 광고 수익의 기회와 글을 쓰며 수익이 나는 공간까지.
글을 쓰다 보니 수익창출은 쓰는 사람에게도 좋은 기회이자, 책임으로 다가온다. 각각의 플랫폼별로 특성과 장단점이 있으니 오히려 자신에게 적합한 글쓰기 공간을 찾는 것이 오랜 시간 글을 쓰기 위한 첫걸음이다.
무엇을 주제로 삼아서 어떻게 글을 써야 할까?
글쓰기에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것이 주제 선정이다. 어떤 글을 쓸지가 정해져야 글에 담을 메시지도, 전체적인 흐름도 잡아나갈 수 있다. 자신이 가장 잘 쓰는 글쓰기 주제나 글감의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함께 글 쓰는 작가님도 시작은 영화평으로 했으나 매번 영화를 봐야 한다는 부담이 커서 글쓰기 주제를 바꿨다고 했다. 자신이 가장 잘 쓸 직장 이야기로 주제를 바꾸고 나서 관련 책도 여러 권 내고 지금은 직장인 중견작가로 큰 활약 중이다.
나도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다. 처음 글을 쓸 때만 해도 그날그날 생각나는 대로 계획 없이 쓰고, 발행하고 또다시 쓰고를 반복했다. 글은 차고 넘쳐가는데 글 주제 간에 연결점이 보이지 않는 주먹구구식의 집합체였다. 연재까지는 아니어도 매거진 같은 동일 주제로 글들을 묶어놓는 센스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누군가 내가 쓴 특정 주제의 어떤 글을 격한 공감을 같고 읽었다고 하자.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해당 글의 이전글이나 다음 글을 찾아 읽는다. 하지만 글들이 연결점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다면 대부분은 다음 글을 읽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하루 글쓰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꾸준한 글쓰기를 위해서는 쓰는 주체는 내가 될지라도 글쓰기 자체는 읽는 독자를 향해야 한다. 혼자 글쓰기는 오래 가지 못한다. 글쓰기도 누군가 읽고 공감해야 재미가 생긴다.
내 글쓰기의 테마를 결정하게 되면 어떻게 글을 쓸지는 오히려 어렵지 않다. 자신이 가장 잘 쓰는 이야기를 글감으로 삼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조사도, 생각도 할 수 있다. 글도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타인에게 노출하는 글쓰기를 많이 해야 한다. 매도 맞아야 맷집이 는다. 온실 같은 글은 일기장에 고이 숨기고, 수면 위 드러내는 글쓰기로 자신의 글을 보여줄 용기가 필요하다.
악플도 관심의 일종이다. 무관심보다는 관심이 낫다. 꾸준히 쓰기 위해서는 닥치고 쓰기보다는 자신만의 글쓰기 루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자신만의 글쓰기 육하원칙을 세워서 지켜보는 게 어떨까.
직장 다니면서 글을 만나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세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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