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XMZ 그룹 연말파티
한재아
동아리 멤버는 나를 포함한 6명으로 결정되었다. 어쩌다보니 20대, 30대,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였다. 각자가 가진 직업과 생각, 가치관들이 모여 매번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다. 매달 격주 목요일, 도서관 프로그램실을 아지트 삼아 모이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거웠다. 각자의 마음이 담긴 간식들이 매번 테이블에 올라와있는 모습은 괜스레 몽글몽글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 대해 알게 되는 것들도, 좋아하게 되는 부분들도 점점 많아졌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각자의 글마다 담긴 분위기와 필체였다. 국궁을 좋아하시는 궁사님의 글에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담겨 있다. 언뜻보면 딱딱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문장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힘이 매력적이다. 줄곧 글을 써오셨던 바람님의 글에는 특유의 분위기가 담겨있다. 차분하고 다정하면서 따뜻한 느낌이 드는, 읽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글이다.
밝고 쾌활한 성격을 가지신 수현님의 글은 시원시원한 느낌이 든다.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고, 글을 읽고 있으면 나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때도 많았다. 차분한 성격을 가진 섬하님의 글은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풍경을 그려내듯 보여주는 문장이 그날, 그때의 분위기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든다. 추진력이 강한 은비님의 글은 읽는 재미가 있다. 시트콤을 보듯 재밌는 에피소드도,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문장도 하나같이 제 집을 찾은 듯이 잘 어울린다.
누구 한 명이라도 글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지금의 인연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글을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동아리를 시작한 후였으니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고마운 분들이기도 하다.
동아리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은 멤버 중 한 분이신 바람님의 제안으로 이렇게 <오마이뉴스>에 우리의 글을 올리고 있다. 동아리 모임은 기사 송고를 위한 퇴고 기간이 생겨 3주에 한 번씩으로 바꼈지만 아쉽지는 않았다. 초고보다 더욱 완성된 글을 볼 수 있는 것도, 기사가 되어 나오는 글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색다르고 즐거웠으니까.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를 응원하며 글을 쓰고 있다. 가끔씩 글을 쓰다가 다 그만두고 싶을 때가 생겨도 다음 동아리 날짜를 생각하면 신기하게도 다시금 글을 쓰고 싶어진다. 지금도 그렇게 글을 쓰고 있다. 나에게 또 하나의 비빌 언덕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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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Z여자들' 그룹 기사 보러 가기 https://omn.kr/group/XMZ2023
그룹 'XMZ 여자들'은 세대간의 어긋남과 연결 그리고 공감을 목표로 사소하지만 멈칫하게 만드는 순간을 글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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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흘러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20대.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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