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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윤희근 경찰청장에 "인면수심"... 국민의힘 '발끈'

[행안위] 여당, 질의 도중 용혜인 표현 문제 삼으며 속기록 삭제 요구... 김교흥 "무슨 권한으로?"

등록 2023.06.22 18:08수정 2023.06.2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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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근 경찰청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유성호
 
"아니, 조용히 하세요. 발언권 얻어서 하라고!"
"왜 반말이야?!"


22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의원들 간 고성으로 잠시 아수라장이 됐다. 이만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 도중 일부 표현을 문제 삼으며, 위원장에게 해당 발언 삭제와 용 의원을 향한 주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당사자인 용혜인 의원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회의가 시끄러워졌다. 민주당 소속 김교흥 행정안전위원장은 이만희 의원의 요구를 거절하며 회의 진행을 이어갔다.

용혜인 "인면수심, 사람 사냥하듯 수사"

발단은 지난 노동절 분신 사망한 고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을 용혜인 의원이 언급하면서부터였다.

용 의원은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경찰청장으로서 위법이 명백한 혐의 씌우기, 끼워 맞추기 수사로 한 명의 국민이 억울하게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유족과 국민들께 사과하시겠느냐?"라고 말했다. 윤 경찰청장은 "고인이 되신 양회동 분의 죽음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면서도 "이게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서 그렇게 된 거다'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맞섰다.

그러자 용 의원은 "정말 참담하다, 인면수심이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라며 "경찰의 건설노조 때려잡기가 우리 사회가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위법한 건설노동자 탄압 지금 당장 중단하셔야 되고, 스스로 멈추지 못하시겠다면 국회도 탄핵소추라는 최후의 수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라고 질의를 마쳤다.


윤 경찰청장은 "일부 표현에 대해서는 제가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를 둘러싼 수사는 지난 (20)21년도부터 시작됐다"라며 건설노조 비리 관련 수사가 갑작스럽게 진행된 게 아니라는 취지로 항변했다.

그러자 용 의원은 마이크가 꺼졌음에도 "누가 이렇게 사냥하듯이, 사람을 사냥하듯이 수사를 했느냐?"라고 따져 물었고, 윤 청장은 "그런 말씀은 좀 아무리 의원이라도 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이게 무슨 사냥인가? 이게"라고 헛웃음을 보였다.


용 의원은 "뭐가 지나친가? 혐의를 다 짜맞춰놓고 수사를 하다가 사람이 죽었는데?"라고 꼬집었고, 윤 청장은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답을 마쳤다. 두 사람의 공방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 싶었다.

이만희 "삭제하고 주의줘야"... 김교흥 "무슨 자격으로?"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행안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만희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다. 이 의원은 "동료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기관장의 답변 과정에서 본인이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인면수심이다, 사람을 사냥하는 거다' 이런 식의 표현들은 정말 과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교흥 위원장은 "아니 그걸 왜 이만희 의원께서 의사진행발언을 하시느냐?"라며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 우리 이만희 간사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좀 과도하다. 의원은 자기의 이야기를 해서 속기록에 남기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이만희 의원은 "이런 과도한 표현에 대해서는, 그 표현이 맞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속기록 삭제도 제가 요구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발언에 대해서 자제를 할 것을 위원장께서 (용혜인 의원에게) 주의를 주셔야 한다"라고도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아니 본인의 의견을 위원장이 무슨 자격으로 절제하라고 하느냐?"라고 난색을 보이자, 이 의원은 "그러면 기관장에 대해서 '인면수심'이라는 표현이라든지, '사람을 사냥한다'는 표현이라든지 상관없다고 생각하시느냐?"라고 항의했다.

마이크가 꺼진 야당 의원들의 반발과 여당 의원들의 옹호가 겹쳤다. 자신에게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이만희 의원은 "아니 그러면 간사로서 기관장에 대해서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데 가만히 있어야 하느냐?"라고 따졌고,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그게 모욕적인 발언이지 아닌지는 국민들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만희 의원은 "지금 누가 보더라도 이런 표현은 맞지 않고, 과도하다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을 향해서도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서 과도한 표현이나 맞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는 주의도 주시고 속기록 삭제도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제가 요청할 수는 없느냐? 제가 말씀도 못 드리는 건가?"라고 외쳤다.

김교흥 위원장은 "용혜인 의원이 그렇게 자기의 뜻을 피력하는 것을, 위원장이 거기서 '절제해라' 그리고 '속기록에서 삭제하라' 이렇게 할 수 있나?"라며 "(이만희 의원이) 요청은 할 수 있는데, 제가 못 받아들이겠다는 거다. 아시겠느냐?"라고 반박했다. "요청은 하시라. 그런데 그 요청도 의원들의 발언마다 평가를 해서 하시지 말아 달라"라며 "의원이 함부로 이야기하겠느냐, 본인의 이름을 걸고 이야기하는데?"라고 회의를 속개시켰다.  
#용혜인 #윤희근 #이만희 #김교흥 #양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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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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