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취향의샐러드내가 먹고싶은 샐러드
이가은
밥 하는 일에는 식단에 필요한 식재료들이나 간식을 구매하는 일도 포함된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시장이 멀기 때문에 뭐 하나 떨어지면 바로 구매하기도 힘들다. 무조건 인터넷으로 배달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재료 구매에도 신경이 많이 쓰인다. 더불어 너무 많은 품을 들이지 않고 어떻게 잘 먹일 수 있을까를 머리 터지게 고민하게 된다.
퇴근하고 집에 가면 나도 쉬고 싶다. 그런데 내가 먹을 샐러드는 포기하더라도 남편이 먹을 한식 풍의 반찬과 어린이가 좋아라하는 떡볶이까지... 저녁 한 끼 먹자고 음식을 몇 개나 만드는 건지 원. 도저히 이렇게는 너무 힘들어서 안 되겠다.
누가 밥 차려주면 아무런 불만 없이 잘 먹을 수 있는데… 엄마는 급식도 없던 시절 매일 장을 봐서는 다섯 식구의 밥을 어떻게 삼시세끼 평생 차리셨을까. 정말이지 리스펙이다.
입맛 통일 안 되는 김씨 부녀의 취향에 맞추느라 배달을 시켜버리게 되는 일도 잦다. 음식 배달은 돈도 돈이거니와 쓰레기도 말도 못하게 많이 나온다. 시켜 먹을 때는 편하지만 이래저래 마음과 돈의 부담이 참 크다. 게다가 아무래도 자극적이니까 건강에도 좋지 않겠지.
그렇다고 집에서 밥을 많이 해 먹는 것도 아니다. 아침은 바빠서 대강 먹고, 점심은 직장이나 학교에서 먹으니 함께 먹는 날은 하루에 저녁 한 끼와 주말뿐인 데도 이지경이다. 아이가 크고 자신의 메뉴 주장을 시작한 이후로는 메뉴 선정이 더 쉽지 않아졌다.
메뉴 고민의 해결책
그러던 어느날 블로그 이웃분이 메뉴 때문에 고민하시다가 주간식단표를 만들었다는 포스팅을 보게 되었다.
"유레카~! 바로 이거야! 메뉴를 미리 정해놓으면 싸울 일이 없잖아."
정말 그 생각을 왜 못했을까. 일주일에 하루만 메뉴 정하느라 고생하면 되는 식단표. 가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5월의 어느날부터 우리집 식단표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