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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교육부 장관의 '내 탓이오'... "대통령 무섭냐?"

이주호,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 수능' 철벽방어... "사교육 카르텔은 중대범죄" 강조

등록 2023.06.27 16:42수정 2023.06.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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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답변하는 이주호 부총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 주범으로 지적했던 수능시험의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와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답변하는 이주호 부총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 주범으로 지적했던 수능시험의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와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주호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 "사교육 이권 카르텔은 중대한 범죄"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수능(교육과정 외 수능 출제 배제)' 지시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주호 장관의 거듭된 '내 탓이오'에 급기야 "대통령이 그렇게 무섭냐"는 질문마저 나왔다.

이 장관은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수능을 5개월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이 직접 수능 관련 메시지를 낸 것이 적절했는가'란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통령은 사실 공정수능에 대해서 수차례, 훨씬 이전부터 말씀하셨다"라며 "교육부가 지시를 제대로 실천 못한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그건 말귀를 잘못 알아들은 이주호 장관 문제이고, 대통령의 수능 메시지가 적절했나 아닌가"라고 다시 물었지만, 이 장관은 "적절했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주호의 '내 탓이오'

강 의원은 고등교육법의 '수능 4년 예고제'를 언급하며 "수능을 5개월 앞둔 학생이나 학교 측이나 학부모 입장에선 장관 말대로 전적으로 대통령 말씀이 옳다고 생각하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4년 예고제는 제도에 대한 것이고, 대통령 말씀은 원칙"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재차 "대통령이 말씀하신 건 수능이 교육과정 내에서 다루는 내용으로 출제돼야 한다는 중요한 원칙"이라며 "원칙을 강조하셨음에도 제가 실천을 잘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이 공정수능론의 근거로 제시한 '사교육 이권 카르텔' 주장도 적극 옹호했다. 그는 "사교육 이권 카르텔은 중대한 범죄"라며 "학생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또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사교육업계의 불안 마케팅'을 지적하자 "이 문제는 지나치게 사교육 관계자들, 카르텔이라고까지 의심할 수 있는 그런 발언들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킬러를 없앤다니까 준킬러를 얘기하고, 소위 불안 마케팅을 하는 부분이 있다"며 맞장구쳤다. 
 
a 교육위 출석한 이주호 부총리와 장상윤 차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과 인사하며 앉고 있다.

교육위 출석한 이주호 부총리와 장상윤 차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과 인사하며 앉고 있다. ⓒ 남소연

 
이런 가운데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이주호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그가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 사단법인 에듀테크 업체로부터 거액의 후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던 것을 언급하며 "이것이 이권카르텔"이라고 했다. 또 "대통령이 3월에 뭔가 강력한 지시를 내렸고, 그 지시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6월에 난리가 났는데 장관은 4월 4일 사교육업체 대표들과 화기애애한 모임을 가졌다"며 "오히려 이 자리에서 이권 카르텔이 형성된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이 장관은 "이 당시에 저희들이 사교육 대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연히 사교육 대책을 준비할 때는 사교육의 중요한 오피니언 리더와 대화할 필요가 있었다"며 "유착이라고 말씀하는 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대통령께서 3월에 지시하셨냐, 안 하셨냐 그 부분은 확실하게 지시하셨다고 답변드릴 수 있다. 대통령께서 구두로 말씀하셨고 제가 구두로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전달했다"며 "이 문제의 핵심은 교육부가 제대로 실천을 못한 부분에 있다"는 해명을 반복했다.


윤 대통령 '3월 지시' 정말 있었나

안민석 의원은 한 번 더 '3월 지시'의 존재를 캐물었다. 그는 "대통령의 워딩이 뭐였나. 기억나시는대로"라고 질의했다. 이주호 장관은 "공정한 수능이고, 수능이 반드시 공교육에서 다룬 내용에서 출제해야 하니까 그 부분을 강조했다"고 답변했다. 다만 '언제 지시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정확한 날짜는 확인해봐야겠지만 대통령 보고시에 대통령이 지시했다. (날짜를) 체크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6월 모의고사는 공정수능이 아니었다'며 윤 대통령을 줄곧 비호했다.


안민석 의원 : "장관님, 대통령이 무섭습니까?"
이주호 장관 : "…"
 

이 장관은 3, 4초 정도 멈칫하다가 멋쩍게 웃었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원칙을 말씀하셨고, 당연히 원칙에 대해서 실행하는 것은 장관의 몫"이라며 "30년 동안 이렇게 대통령과 장관이 의지를 가지고 해결하려고 한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굉장히 강하게 지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행이 안 됐기 때문에 (담당 국장이) 인사조치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말한) 그 중요한 원칙이 실행이 안 됐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번에 실행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혼란 부른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 또 추가 설명 https://omn.kr/24dz3
윤 대통령 '조국 일가' 수사한 입시 전문가? "국민 우롱" https://omn.kr/24foo
킬러문항 22개 들고 반성한 이주호... 사교육대책은 없음? https://omn.kr/24jmj
#공정수능 #윤석열 #이주호 #수능 #킬러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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