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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부모들, 하윤수 부산교육감 1년 혹평

"부정적 평가 높아"... 부산 전교조, 부산교육희망넷 설문조사 결과 공개

등록 2023.06.28 15:52수정 2023.06.2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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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가 28일 부산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하윤수 교육감 취임 1년 설문조사결과를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 김보성

 
1년 동안 부산교육을 이끈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학력신장 노력, 아침체인지 활동 등의 성과를 강조했지만, 지역 교사·학부모들은 혹독한 점수를 매겼다.

이른바 '보수교육감'으로 불리는 하윤수 교육감이 공식적으로 임기를 시작한 건 지난해 7월 1일. 하 교육감은 취임사에서 1호 공약인 학력 신장을 비롯한 인성교육 복원, 소통하는 행정 등을 내세웠다.

이후 시교육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부산학력개발원을 설립하는 등 기초학력 높이기에 상당한 역량을 쏟아부었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오전 수업 전 체육활동 프로그램인 아침체인지는 교육부 차원의 정책 확대까지 이어졌다. 이외에 서부산권과 원도심 교육격차 해소, 학교 현장 투어에도 공을 들여왔다.

하윤수 교육감은 부산시민과 약속한 대로 공약 이행을 부각했지만, 이러한 자평에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니었다. 교육감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 하루 전인 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는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부산 시내 유·초·중·고·특수교사 125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모든 문항에서 부정적 비율이 높았다.

응답 교사 70.9%는 '하 교육감의 부산교육 정책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매우 포함)'라고 평가했다. 반면 '그렇다(매우 포함)'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각각 8.2%, 20.9%에 그쳤다. 하 교육감이 주력하는 여러 학력신장 정책에 대해서도 61.8%는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봤다.

아침체인지 사업과 소통 분야에 대한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학교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뒤따른 아침체인지 사업이 교실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고 있단 의견도 15.4%나 나왔지만, '아니다'라는 대답이 65.6%로 더 우세했다. 교사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있느냐는 문항에서도 76.7%는 '그렇지 않다'를 선택했다.

임정택 전교조 부산지부장은 "교사설문 결과를 요약하면 한마디로 참담하다"라며 "모든 질문에서 부정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라고 말했다. 임 지부장은 "정책·비전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교사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라며 "현장에서 답을 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성적대로면... 하 교육감은 부진한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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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3월 28일 시 교육청 별관 6층에서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부산시교육청

 
학부모들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가 지역 학부모 3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1.7%는 '부산시교육청이 각종 교육정책 시행에서 학부모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결과로 전교조와 같은 날 언론에 공개됐다.

시교육청의 학력 신장 정책과 관련해선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부정(63.9%) 답변이 긍정(12.1%)보다 세 배나 많았다. 아침체인지도 반응이 엇갈렸다. 22.2%는 필요한 정책이라고 봤지만, 55.2%는 '그렇지 않다'라며 부담을 표시했다.


정한철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상임대표는 "하 교육감이 좋아하는 경쟁과 성적 중심으로 따져보면 부진 교육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성과를 보여주기보다 방향을 고민하는 교육정책을 고민해야 한다"라며 특히 "무엇이든 시행 전 학생·학부모·교사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제대로 된 소통을 촉구했다.

설문 방식은 아니었지만, 부산교사노조도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임기 2년 차를 맞이하는 하 교육감에게 의견을 전달했다. 노조는 "교육격차 해소나 학력 신장에 찬성하지만 목표 달성에 급급해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예산을 낭비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동시에 "현실에 부합하는 교육정책 수립, 효과적 적용을 위해서 현장 교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취임 1년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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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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