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종이와 테이프, 솜을 활용해서 새우깡을 만들었다.
권진현
자라면서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지금 내 삶을 봐도, 주위를 둘러보아도 행복은 확실히 성적순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60점을 받았다는 딸아
이의 말에 내가 보인 반응은, '적어도 남들만큼은 성적이 나와야 행복할 것'이라는 나의 무의식이 겉으로 튀어나온 것이었다. 평소에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대놓고 스트레스를 주지도 않지만, 아빠의 말 한마디는 딸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은 자라기도 전에 치열한 경쟁, 취업난이 가득한 현실과 마주한다. 자녀의 미래에 대해 아무런 구체적인 대안이 없
으면서도, '아이들이 그저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사는 것만으로 벌써부터 뒤처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시험 점수와 성적만으로 자녀의 가치를 측정하고 미래를 걱정하기에는 아이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믿고 싶다. 옆에 있는 친구보다 더 좋은 성적을 얻는 것에 혈안이 되기보다는, 내 자녀가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것을 함께 찾고 응원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지 않을까. 남들보다 천천히, 어색하게 트랙을 돌던 딸아이를 응원하던 순간은 무척 즐겁고 행복했다.
아이들은 1등 성적표가 아닌 부모의 격려와 응원을 먹고 자란다. 자녀들이 앞으로 마주칠 실패의 순간들 속에서 실망과 좌절이 아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남들보다 못해도,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비교가 아닌 격려와 응원을 받을 수 있다면, 눈치를 보고 위축되는 것이 아닌, 좀 더 자신감 있는 당당한 자녀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속가능한 가치로 아이들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육아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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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래를 좋아하고 국밥과 칼국수를 사랑합니다.
가끔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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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60점 맞았다"는 아이가 아빠에게 기대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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