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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한테 이야기 해야 하냐" 의령군의원, 공무원에 반말 논란

공무원노조, 인격모독이라며 사과 요구... 해당 의원들 "거친 항의, 비하 없었다"

등록 2023.07.11 13:28수정 2023.07.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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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의령군지부는 11일 의령군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중지 시켜~, 중지 시키라. 너거 다 고발한다"(오민자 의원)
"복구 지시를 내렸습니다. 복구 여부에 대해서 경찰서, 환경부 질의..."(과장)
"잠깐만! OOO 빨리 가서 가져와(복구계획서)"(오 의원)
"이거 못한다. 빨리 중지시켜"(오 의원)
"내 니 한테 이야기 해야 하나"(오 의원)
"너거 다 군수하고 연루되어 있지"(오 의원)

"무덤 파보자"(김규찬 의장)
"친인척이라 싸더만 여기서 표가 나네"(오 의원)
"의원님! 그런 말은~"(과장)
"어이, OOO 과장. 그런 이야기 하지마, 우리가 ... 눈깔고~"(김 의장)
"... 방침 받고 하는 거 아입니꺼~"(과장)
"방침 가 온나~ 가져 오라고~"(오 의원)


동산공원묘원의 성토 문제와 관련해 지난 6월 7일 오전 의령군의회 사무실에서 김규찬 의장과 오민자 의원이 의령군청 담당 과장과 나눈 대화 내용의 일부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의령군지부(지부장 강삼식)는 11일 의령군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녹음파일 일부 발췌문을 공개하면서 김 의장과 오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공무원노조는 김 의장과 오 의원이 담당 공무원한테 반말·고성에다 인격 모독하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압적이고 비인권적인 갑질행태", "반말, 막말, 비하 발언한 김규찬 의장과 오민자 의원은 즉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강삼식 지부장은 발언을 통해 "의령군 의회에서 의원들의 거친 항의와 막말은 공무원들의 분노를 들끓게 하였다"며 "주먹질로 상대를 패면 몸에 상처가 남지만, 말로 상대를 패면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는다"고 말했다.

강 지부장은 "의원들의 서류제출 요구 등 답이 제때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책임을 환경과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직원들을 불러놓고 막말과 비하 발언으로 몽둥이 삼아 마음을 때린 것은 어떠한 사유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막말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고자 항의 방문하였으나,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환경과 직원들이 원인제공을 하였다는 초라한 변명만 늘어놓았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자 요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나, 의회 직원을 시켜 밀봉된 상태로 되돌아 오고야 말았다"고 성토했다.

공무원노조 의령군지부는 회견문을 통해 "600여 공무원을 대표하는 노조의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의령군의회 김규찬 의장과 오민자 의원의 행태는 그야말로 안하무인이며 후안무치이다"며 "이런 권위적인 의회라면 군민의 요구나 항의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불 보듯 뻔한 그림이 그려진다. 군민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에 대한 이같은 행태는 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 감시를 통해 민의를 전달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는 동의와 찬사를 보내겠지만, 그 어떠한 경우라도 '강압적인 막말과 폭언'이 군의원의 책임과 의무에 보태어져 포장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지어 막말을 한 군의원들은 녹음 파일을 공개하라며 공개되면 법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되려 협박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의회가 정말 어처구니없고, 현 의회의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국가를 위해,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자 공무의 직을 선택한 공무원들은 의원들의 하수인이 아니다. 부하직원도 아니며, 군정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동료이다"라고 했다.

공무원노조 의령군지부는 "김규찬 의장과 오민자의원은 고압적이고 비인권적인 갑질행태 공개사과하라", "갑질과 폭언 비하 발언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해 의령군의회는 갑질근절 조례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강삼식 지부장은 기자회견을 열면서 삭발을 했고, 공무원노조 의령군지부는 관련 내용을 담은 펼침막을 의령군청 주변에 내걸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규찬 의장은 "업무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것이고, 막말을 하거나 거친 항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민자 의원도 "업무와 관련해 이야기를 해보라고 한 것뿐이며 그 과정에서 막말이나 거친 항의, 비하도 없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기사]
의령 공무원노조 "의회 막말-비하"... 해당 의원 "그런 사실 없다"(6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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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의령군지부는 11일 의령군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삭발식.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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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군의회. ⓒ 윤성효

#의령군의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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