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 테이프
envato elements
이런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건 무엇일까.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그에 대한 답을 찾았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이, 누군가에게는 덕질이, 누군가에게는 게임이, 누군가에게는 친구들과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이 위로가 되기도 했다. 위로의 형태는 정해져 있지 않아 무엇이든 될 수 있었고 또 그만큼 다양했다.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다. 조용한 곳에 혼자 있을 때, 산책을 할 때, 길을 걸을 때마다 항상 함께 하는 나의 플레이리스트가 그랬다. 내 취향의 노래들을 들으며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때면 그때만큼 마음이 편해질 때가 없다.
노래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나는 가사와 멜로디의 위로를 받을 때가 많았다. 자주 듣던 노래의 가사가 오랫동안 머릿속에 머물거나 익숙한 멜로디가 유독 따뜻하게 느껴질 때 마음 속에 응어리진 감정들이 조금이나마 풀어지는 게 느껴진다.
"오늘은 곧 사라져 가는 사람들 속에서 아니 더 큰 먼지가 되어온 날
날 바라보는 사람들 시선에 갇혀 지내도 나는 아직 모질고 거친 거야"
- 최유리 <동그라미> 가사 중
"나는 아무렇지 않아요 그냥 그저 살고 있어요
난 요즘 생각을 좀 한 대 시끄러 나 살기에도 바쁜데
내가 불행하길 바란 건지 날 생각해서 하는 말인지"
- 볼빨간사춘기 <카운슬링> 가사 중
"바람이 불어올 때 우리가 얼마나 푸를 수 있는지
마음이 물어올 때 진심을 다할 수 있는지 두 눈을 맞대보는 거야
모든 게 그대론데 우리만 구름처럼 흐를 뿐예요"
- 이고도 <테두리> 가사 중
마음이 답답할 때 가장 많이 찾아들었던 노래들이다. 차분하고 잔잔한 멜로디와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 곡들 역시 밝고 희망차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불안과 우울이 가지는 온도와 비슷한 지점에서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동아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모든 사람이 플레이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예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조금은 놀라기도 했다. 그전까지는 당연한 줄만 알았던 내 취향의 노래들이 모인 공간이 더욱 특별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룹 'XMZ 여자들'은 세대간의 어긋남과 연결 그리고 공감을 목표로 사소하지만 멈칫하게 만드는 순간을 글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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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흘러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20대.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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