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청회 전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웬만하면 같이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법안이 과도하면 얼마든지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 하는데.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가시네요?"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아래 특별법) 공청회가 열린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김교흥 행안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자리를 떠나는 이만희 국민의힘 간사를 향해 말했다.
이만희 의원 등 국민의힘 행안위 소속 위원들은 이날 공청회가 합의 없이 이뤄진 야당의 "입법 폭주"라며 반발, 개의 20여 분만에 회의장을 떠났다. 지난달 30일 법안이 본회의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이후 첫 논의 자리였다.
국힘 "진술인 구성 편파적"... 민주 "추천도 안해놓고"
결국 이날 공청회는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등 야당 의원들과 야당 위원들이 추천한 진술인들 간 질의응답으로만 진행됐다. 방청석에는 고 이주영씨 아버지인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직무대행을 비롯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 10명이 앉아 있었다. 이날 진술인으로는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인 김남근 변호사가 참여했고, 행안부 재난협력정책관도 함께 공청회에 참여했다.
이만희 의원은 퇴장 직전 유가족 방청 사실에 "사전 언급이 전혀 없어 당황스럽다"며 항의를 제기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야권 중심의 진술인 구성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여야 합의 없이 강행하는 공청회가 아닌 독청회의 들러리를 설 생각이 전혀 없다"며 "(국민에) 야당의 의도를 낱낱이 말씀드리고 진정한 참사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이 의원의 문제제기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강 의원은 "보이콧을 선언한 마당에 유가족 방청으로 시비하는 것은 온당치 않고, (진술인 구성도) 추천하지 않았으면서 우리 쪽만 있다고 편파성을 지적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청회를 통해 (과도하다고 보는) 그런 부분을 국민께 말씀드리고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고치면 될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 역시 "오늘 공청회가 야당 추천 전문가들로만 구성돼 진행되는 거, 나도 유감"이라면서 "법안 내용도 조정 가능한데 상정 자체를 반대하고 (진술할) 전문가도 추천하지 않고 공청회도 참석하지 않는다는 여당의 태도에 진심으로 유감이다"고 항의했다.
'여야 합의' 문 열어둬... 이해식 "꾹꾹 참아서라도, 여당 참여 방안 모색해야"
공청회 내내 국민의힘 퇴장 대한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그럼에도 국민의힘의 입법 논의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별법을 논의하는 시발점인데, 이 첫걸음조차 재난을 정쟁화한다고 프레임을 씌우고 나가는 여당을 보며 깊은 무력감을 느낀다"면서도 "그래도 꾹꾹 참고, 되도록 정치적 굴레를 벗어나서 (특별법 제정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별법 제정을 통한 조사기구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완한 법안의 장치들을 열거하면서 "이 또한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여당의 참여를 끌어내고 가급적 일정 수준의 여야 합의로 일을 추진하기 위해선 (관련 방안을) 더 깊게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남근 변호사는 이에 "(그렇기에) 유가족들이 여당을 만나도 책임과 원망보다 진상조사에 참여해주길 읍소했다"면서 "여당이 우려하는 정치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해당 법안에서)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야 논의 과정을 통해 더 보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