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 시위참여자진보당, 녹색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 당원들은 숫자가 적었지만 깃발과 조끼로 소속을 밝히고 끝까지 집회와 시위를 함께했다.
이봉수
사실 송재호 의원은 제주도 출신 세 의원 가운데 그나마 유일하게 2차 범도민대회에 처음 참석했다가 '봉변'에 가까운 냉대를 한몸에 받았다. 송 의원은 지난 8일 '어촌계 및 해녀 현장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장인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은 범도민대회 당일 일본에서 입헌민주당 아베 도모코 의원과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나 제주시을 지역구 출신인 김한규 의원은 범도민대회가 열리던 시각에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회 사회를 맡은 채호진 전국농민회 제주도연맹 사무처장은 "민중의 삶 문제를 정치인들이 해결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3일 1차 범도민대회에는 제주 출신 민주당 국회의원 셋이 모두 불참했다. 당시 한경면 고산리에서 왔다는 한 해녀는 인터뷰에서 "명색이 범도민대회인데 국회의원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며 "그래도 선거철 되면 또 표 달라고 할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다음 대회에는 오겠지"라며 야당을 향한 기대감을 아주 버리지는 않았다.
2차 범도민대회에 참여한 이길주 제주대 철학과 강사는 제주 출신이면서 일본 나고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한국과 일본의 정치인들이 핵오염수 바다 투기와 관련한 자국민의 반대 의사를 적극 수렴하기는커녕 과거에 한 말까지 뒤집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때는 원희룡을 큰 정치인으로 키우려던 제주민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제주도지사이던 2020년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이미 일본과 미국의 입김이 워낙 센 기구"라며 "원자력기구가 안전하다고 그랬지만 상대방 주장을 넙죽 받아들여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한 방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도 용납할 수 없다"고 단언했지만, 지난 4월 4일 대정부질문에서는 "정부의 의사결정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답변했다.
원희룡 장관과 김한규 의원은 제주도에서 '엘리트 정치인'으로 각광받아 왔다. 원희룡은 고교를 졸업한 뒤 제주를 떠났다. 그러나 제주도민 상당수는 학력고사 수석, 서울대 법대 수석, 사법시험 수석이라는 학력 그리고 검사와 한나라당 3선의원(양천구) 경력을 쌓은 그를 제주의 대표 정치인으로 키우려 했다. 현재 오영훈 도지사와 국회의원 셋 모두 민주당인 사실이 보여주듯 반보수 성향이 강한 제주도민들이 그를 두번이나 도지사로 뽑아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