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도착한 한국 구호대원들 오타와 공항에 도착한 151명의 한국 구호대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타와 한국대사관 제공
지난 5월 초 시작된 캐나다 산불이 지금까지 지속되는 가운데, 산불 진화를 위해 한국에서 온 151명의 긴급구호대가 퀘벡주에서 맹활약 중이다.
사방이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고 숨이 멎을 듯한 산 속에서 온갖 해충의 공격을 이겨내며 불을 끄고 있다.
컵라면과 햇반으로 끼니를 때우고, 산불현장 인근에 친 텐트에서 새우잠을 자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미국 소방대원들과 함께 화재 진압에 몰두한다.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극한 현장이지만, 지역 주민들이 몸소 보인 아름다운 에피소드는 구호대원들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냈다.
긴급구호대를 이끌고 화재현장을 누비는 권기한 구호대장은 12일 기자에게서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방대한 산불 현장을 목도한 소방대원들이 처음엔 당황했지만 곧바로 환경에 적응, 미국 소방대원들이 놀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산불을 진화하는 중"이라며 "대원들은 아침 식사를 후에 간단한 브리핑 시간을 가진 뒤 미국 측 대원들과 조를 이뤄 하루 8~9시간 동안 산불 진화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몬트리올총영사관과 오타와 한국대사관도 구호대들이 원할히 진화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각종 반찬과 컵라면, 햇반, 김치 등 한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긴급구호대가 투입된 지역은 퀘벡주의 르벨-슈-캐비용Lebel-sur-Quevillon(LSQ).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서도 북쪽 방향으로 500km 더 떨어진 곳이다.
구호대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은 그동안 반복되는 산불 때문에 두 번이나 집을 떠나 긴급히 대피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한미 소방대원들의 활약과 몇 차례 비가 내리면서 퀘벡주에서 통제 불가능한 산불 현장은 완전히 사라졌다.
대원들의 안전사고 여부에 대해 권 대장은 "진압과정에서 경미하게 다친 대원은 있지만 다행히 중대한 부상자는 없다"면서 "다만 산불현장이 상당히 후덥지고 습기가 많아 대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모기와 흑파리떼 등 해충이 몰려들어 진화에 큰 제약이 되고 있다. 지원인력이 해충박멸제, 벌레물림 치료약 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인 2세들도 산불현장 후방에서 대원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불어와 영어가 능통한 몬트리올 거주 한인청년들이 대원들의 언어 소통을 돕고 있는 것.
이들은 소방대원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아침 브리핑 등 영어와 불어 통역이 필요한 곳에 투입, 화재진압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의 활약을 직접 지켜본 한인 2세 젊은이들은 '한국 소방대원들의 열정과 집념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모두들 엄지를 치켜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