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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치적 실패' 반복할 건가... 이상민을 파면하라

[연속기고 ⑥-마지막] 재난 트라우마의 보수화·개별화를 넘어

등록 2023.07.19 13:03수정 2023.07.1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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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 대한민국 서울 이태원에서는 안전관리 미흡으로 159명이 압사하는 끔찍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위원회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 총괄, 지휘업무의 책임자인 행정안전부장관의 법적·실질적 책임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탄핵 심판의 사회적·헌법적 의미를 짚어보려 합니다.[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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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1월 21일 유족에 사전 통보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 소중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는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고 있다. 이는 참사 당일 이상민 장관의 안일함을 넘어선 무책임한 대응의 문제를 넘어선다.

만약 참사 당시 구조와 수습의 책임을 통감하고 이후 사고조사와 수습 그리고 사회적 회복의 과정에서 장관 본인의 거취가 걸림돌이 되고 장관 자신의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인정이 뒤따랐다면, 다시 말해 재난에 대한 총괄적인 직무로서 행정안전부장관의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면 국회가 이상민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이어 대통령이 이를 거부해 헌법재판소까지 가는 상황은 불필요했을 것이다.

'길'은 공공의 영역... 핼러윈은 전국적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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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2022년 10월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장관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다시 이태원 참사의 본질을 물을 수밖에 없다. 이태원 참사는 '길'에서 발생했다. 이 '길'은 누구의 책임도 물을 수 없는 장소가 아니라 공공의 영역이고 국가가 관리하는 공간이다. 길을 무단으로 점유하거나 훼손한다면 이에 대한 규제와 처벌 그리고 복원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이뤄지는 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이태원 참사는 그 '길'에서 대규모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또 하나, '이태원'에서 참사가 발생했다고 해서, 핼러윈이 이태원에서만 진행되는 축제는 아니다. 서울에서만 홍대, 신촌 등지에서, 그밖의 번화가와 상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인파가 몰린다.

참사가 발생한 2022년, 충북 청주에서는 충북 지역 최대규모의 '핼러윈 페스티벌'이 열려 7000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다. 인천에는 동인천 신포동, 주안역 상가, 남동구 로데오거리, 부평문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핼러윈 축제가 열렸다. 부산에서는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핼러윈 퍼레이드 페스티벌'이 열렸고 총 5만 명이 참여했다. 대구, 청남 청양, 광주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핼러윈 축제가 열렸다. 이렇듯 핼러윈은 몇몇 극성맞은 'MZ 세대들'만의 놀이가 아니라 이미 전국적인 규모의 동시다발 축제다.

윤석열 정부는 6월 1일부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3년 4개월만의 일상 회복 선언을 한 것이다. 6월부터 참사가 발생한 10월 29일까지, 각종 행사와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정부가 놓친 것은 코로나 이전 그나마 미약하게라도 실행되고 있었던 인파관리 예방이었다. 사람들이 몰려서 위험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그나마라도 있었던 조치들이 뒤따르지 않아 위험이 증가했다. 이태원 참사는 정부가 위험에 대응하지 않아서 발생한 참사다.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이태원 참사의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


행안부장관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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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안부장관 탄핵사건 마지막 변론기일이었던 지난 6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앞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 권우성

 
이상민 장관의 책임 회피는 이태원참사의 사고조사와 수습과정상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진단하는 사회적 과정을 지연시켰다. 뿐만 아니라 이상민 장관과 정부가 이태원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협소화하고 왜곡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사회적으로 유가족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고, 참사의 '목격자'로서 우리 사회가 참사의 사회적 해결을 위한 집단적 노력을 분산시키고 있다.

재난에 대한 사회적 해결이 극단적인 갈등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해결이 어려워지게 되면 우리사회는 재난을 해결할 수 없는 집단적인 정치적 무능력과 냉소에 빠지게 된다. 그러한 사회는 '연속적인 재난상황'에 놓이게 된다. 시민들은 재난상황이 마치 자연스러운 일상인 것마냥 '체념적 순응상태'에 젖어들게 된다.

이상민 장관은 참사 직후부터 자신의 책임을 부인해왔다. 이는 참사에 대한 당혹감으로 인한 우발적인 심리적 방어를 넘어선다. 국정조사에서 장관의 태도와 발언 그리고 헌법재판소에서 4차에 걸친 대응 논리는 단지 이상민 장관 자신의 책임을 거부하는 태도를 넘어 이태원 참사의 사건성을 부인하려는 조직적·체계적인 이데올로기적 실천을 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조직적 부인(부인주의, denialism)의 덫에 걸리면 진실 규명의 사회적 노력이 봉쇄되면서 재난 피해자와 목격자가 분리된다. 참사의 부인과 부정은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 책임이 없다' '이태원참사를 예측한 사람 있나'(1차 변론시 장관 측 변론)는 식의 반복적인 주장으로 나타난다. 이런 주장은 행안부장관이 재난 참사 상황에서 어떠한 책임이 부여돼 있으며, 어떠한 책임을 저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논의를 가로막는다.

이상민 장관의 책임을 묻는 유가족들은 '분노와 울분에 찬 도덕적이고 비합리적인 집단'으로 매도되면서 피해자와 목격자간의 분리와 피해자의 사물화가 이어진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을 빌리면, 피해자의 사물화는 피해자의 얼굴을 지움으로써 목격자와 피해자 사이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강화한다. 이는 이태원참사 이후 우리 사회가 집단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재난 트라우마를 보수화하고, 개별화하는 효과를 갖는다. 그런 사회에서 재난은 또다시 사회적 회복의 계기가 아니라 정치적 실패로서 반복된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듯 다른 이태원 참사

내 주변의 몇몇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를 비교한다. 정확하게는 세월호 참사 당시의 자신의 감정과는 다른 이태원 참사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한다. 세월호 참사와는 달리 이태원 참사에 대해 드는 감정은 '무력하고 피곤하고 알고 싶지 않다'라고 한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새로운 의미의 생성이 차단되고 해결과정이 답보 상태에 놓인 지점에 이상민 장관의 탄핵과 참사에 대한 부인과 부정의 정치가 놓여있다.

이상민 장관의 탄핵은 이태원 참사의 해결이 지연되고 답보되는 지점을 드러내준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출발할 수밖에 없다. 이상민 장관에게 정치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전주희씨는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으로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이상민탄핵TF 간사입니다. 이 기사는 10.29 이태원참사 홈페이지(www.1029act.net)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029 이태원참사 #이태원참사 #이상민장관 #탄핵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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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이 기사는 연재 이태원 압사 참사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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