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동애등에의 컬러풀 한 겹눈.더듬이를 위아래로 흔들어 벌을 흉내낸다.
이상헌
살아있는 모래시계를 제 뱃 속에 품고 있는 녀석이 곤충 세상에는 있다. 정확히 말하면 모래시계처럼 보이는 몸통이다. 바로 음식물 잔반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먹어치우는 아메리카동애등에(Hermetia illucens)다. 원산지인 북미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중이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수년 전부터 계속해서 관찰되고 있다. 성충의 몸 길이는 15mm 내외이며 삼각뿔 모양의 얼굴에 무지개빛 겹눈을 갖고 있다.
배마디의 절반이 투명하여 내부 장기의 살아있는 움직임을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다. 등판은 날개에 가려 있지만, 배면을 보면 가느다란 내장을 통해 소화액이 흐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치 수도꼭지에서 새는 물처럼 나오다 멈추기를 반복한다. 속명 Hermetia는 '밀봉' 되었다는 뜻이며 illucens는 '밝은 조명을 비추다'는 의미로서 영단어 Illuminate가 여기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