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 강민정 의원실이 정리한 자료.
강민정
그렇다면 '학폭 처분 학생부 기재' 뒤 학폭 심의 건수는 줄어들었을까? 2013년부터 2019년 사이 6년 동안의 추이를 살펴보면 1만7749건에서 3만1130건으로 오히려 1.75배 늘어났다.
2011~2012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던 이주호 현 교육부장관이 "학폭을 잡겠다"면서 '처분 결과 학생부 기재'를 밀어붙였지만 오히려 학폭 심의가 늘어난 것이다. 덩달아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건수는 급증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10여 년만에 다시 교육수장이 되어 '학생부 기재' 카드를 또 빼든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2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학생부에 기재되는 건 예방의 효과가 강하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26일 국민의힘과 정부도 당정협의회를 열고 "교권침해 징계 이력을 학생부에 기록해 입시 등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학생부 기재에 대해 한국교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사노조연맹,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실천교육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등 5대 주요 교원단체의 경우 교총을 빼놓고는 찬성하는 태도를 가진 곳은 없다. 전교조, 실천교육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은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교사노조연맹은 <오마이뉴스>에 "지금 당장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해결하는 방안과는 거리가 멀고, 소송남발 등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원 대상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3만2951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에 절대다수인 89.1%가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좋은교사운동 현승호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토론회에서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자체 설문에서는 오늘 아침 현재 약 50%가 넘는 교사들이 '교권침해에 대한 학생부 기재는 부작용이 많아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면서 "이것이 현실화되면 학교에 엄청난 법적 분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민정 "학생부 기재 뒤 학폭 민원으로 학교 마비됐는데,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