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옥수수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전갑남
"개꼬리 올라온 지 꽤 되었으니 곧 익을 거야. 왜 옥수수 먹고 싶어?"
"길가에서 찐 옥수수 팔고 있어 사 먹고 싶었는데, 우리 것 생각나 참았네."
"먹고 싶으면 먹지? 값이 얼마나 된다고!"
"꽤 나가더라고요."
물가가 많이 올랐으니 옥수수라고 가격이 오르지 말란 법 없을 것입니다. 농자재값이 뛰고, 장마철 작황이 좋지 않아 농산물 가격이 예년에 비해 비싸다고 합니다.
우리는 텃밭 가장자리에 시차를 두고 옥수수를 많이 심었습니다. 곧 따 먹을 수 있는 것부터 아직 고갱이가 올라오지 않은 것까지 자라고 있습니다. 여러 날 오래 먹을 것 같습니다.
아내랑 우리 밭 옥수수 자라는 델 가봤습니다.
"와. 이것은 익지 않았나?"
"수염이 꼬독꼬독 마르고 갈색으로 변해야 여문 거야!"
아내가 옥수수 자루가 통통해진 걸 하나 꺾어서 껍질을 벗겨보는데, 아직 여물지 않았습니다. 좀 더 기다릴 걸 금세 후회를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수확을 앞두고 있다며 신기해합니다. 조금 있으면 꺾어 먹을 수 있겠다며 기대합니다.
옥수수가 자라는 데 숨어 있는 신비
길게 줄지어 늘어선 옥수수가 장마통에 부쩍 키를 키우고, 개꼬리 수술이 나와 하늘하늘 흔들거립니다. 암꽃 암술머리에 해당하는 수염도 길게 늘어뜨렸습니다.
"장맛비에 키 큰 옥수수가 쓰러지지 않은 게 신비하지? 올핸 묶어주지도 않았는데..."
"난 이유를 알지?"
"그게 뭔데?"
"저 옥수수 뿌리를 보면 답이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