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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설 때까지 대통령 뭐했나" 제주 청소년들 '오염수 반대' 행진

30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 후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까지 행진

등록 2023.07.31 10:22수정 2023.07.3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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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후쿠시마 핵 오염수투기 저지 제주 청소년 행진대회]에 참가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방사능 표시가 그려진 물고기와 고래, 불가사리 모형을 메고 행진하고 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투기 저지 제주 청소년 행진대회]에 참가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방사능 표시가 그려진 물고기와 고래, 불가사리 모형을 메고 행진하고 있다. ⓒ 정근효

 
"우리만 살아가는 지구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바다는 도쿄전력의 것이 아닌 해양생물들의 터전입니다. 그런 물고기들을 피폭된 물고기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미래 세대라고 하는 우리가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 IAEA 그로시 사무총장은 무엇을 했나요?"

"제주 청소년들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먹고 싶지 않아요."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주의 청소년 50여 명이 모여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해양 생물들을 지켜야 한다며 '제1차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저지 제주 청소년 행진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과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반대하는 제주청소년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30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 모여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계획을 철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는 초등학생들도 다수 참가했다고 한다.

"바다는 도쿄전력 아닌 해양생물들의 터전"
 
a  정근효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단장이 일본총영사관앞에서 일본 정부를 향해 "모든 해양생물들의 집에 불을 붙이겠다는거냐”며 강한 항의의 뜻을 밝혔다.

정근효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단장이 일본총영사관앞에서 일본 정부를 향해 "모든 해양생물들의 집에 불을 붙이겠다는거냐”며 강한 항의의 뜻을 밝혔다. ⓒ 정근효

 
행진 대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우리만 살아가는 지구가 아니다. 그리고 이 바다는 도쿄전력의 것이 아닌 해양생물들의 터전이다. 그런 물고기들을 피폭된 물고기로 만들 수는 없다"라며 "특히 사면이 바다인 제주도는 타격이 더 심할 것"이라고 오염수 방류 반대를 외쳤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또 "일본은 오염수를 육지에 보관하는 대안에 대해 충분히 고려한 것이 맞는가. 시간과 돈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원전 문제에서 벗어났다는 일본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주변국에 불안과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닌가"라며 일본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근효(17)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단장은 "똑똑히 경고한다. 우리만 살아가는 지구가 아닌데 일본은 바다의 해양 생물들은 생각 안 하나. 전 세계에 있는 모든 해양생물들의 집에 불을 붙이겠다는거냐"며 강한 항의의 뜻을 밝혔다.

정 단장은 또 이 사안을 정쟁으로만 끌고 가지 말라며 일본 정부와 우리 정부, 정치권에 쓴소리를 날렸다고 한다.
  
a  제주 청소년들이 손피켓과 현수막, 방사능 경고 표시가 그려진 우산 등을 들고 제주도청에서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까지 도심을 행진했다.

제주 청소년들이 손피켓과 현수막, 방사능 경고 표시가 그려진 우산 등을 들고 제주도청에서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까지 도심을 행진했다. ⓒ 정근효

 
참가 청소년들은 또 제주도청을 향해 "도민 안전을 해치는 오염수 투기 철회를 강력히 요구해야 하며, 정부와 함께 논의의 장을 마련해 국제적 파트너십을 요구하고 이 문제를 이슈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행진 대회 끝이 아닌 시작"

청소년들은 기자회견 후 손팻말과 현수막, 방사능 경고 표시가 그려진 우산 등을 들고 제주도청에서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까지 도심을 행진했다. 행진 이후에는 제주 동문시장에서 상인들과 손님들에게 준비한 안내문을 나눠주며 선전전을 벌여 어른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고.

정 단장은 행사가 끝난 후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지구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인류 모두가 지켜야 할 삶의 터전이다. 육지와 바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물들 그리고 인간들은 일본의 것도, 도쿄전력의 것도 아닌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존엄한 존재다"라며 오늘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a  제주 청소년들이 동문시장에서 상인들과 손님들에게 핵 오염수 반대 안내문을 나눠주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제주 청소년들이 동문시장에서 상인들과 손님들에게 핵 오염수 반대 안내문을 나눠주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 정근효

 
고등학교 1학년생인 정 단장은 "오늘 행사는 제주청소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했다. 사실 정치권에서 이재명 특검이니 김건희 특검이니 싸우면서 정작 핵 오염수 투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때 제주 청소년들이 기자회견도 하고, 출근 시간부터 퇴근 시간까지 매일 일본 영사관 앞에서 피케팅도 해왔었다"고 소개했다.

정 단장은 "하지만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너무 반영되지 않는데다가 정치인들이 무책임한 행동을 계속하니 이번에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를 반대하는 청소년들을 조직해 이 행진을 기획했다. 이번 행진대회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2차, 3차 그리고 기후위기운동으로 계속해서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제주 청소년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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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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