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간 머물며 건강나누리 캠프에 참가한 지리산 생태탐방원
박여울
캠프 당일 그곳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나는 첫째 딸과 반달가슴곰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누게 되었다. 딸은 멸종위기 동물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 반달가슴곰 뿐만 아니라 북금곰, 펭귄, 산양, 수달, 표범, 호랑이, 늑대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 이유 중 몇 가지를 학교에서 배웠다고 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점 더워지는 날씨가 동물들이 살아가기 힘든 상황을 초래해서 멸종위기의 상황을 가져왔다는 사실, 그리고 인간의 무분별한 포획으로 인해 동물들이 많이 사라졌다는 사실까지도.
두 시간 반을 달려 어느새 도착한 지리산 생태탐방원은 자연 속에 멋지게 자리 잡고 있었다. 강의실에 도착해서 한숨을 돌리고 오리엔테이션을 들었다. 그런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했다. 오늘 예정되어 있던 반달가슴곰 생태체험이 취소되었다는 것이다. 이유가 너무도 궁금해서 담당자의 뒷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주에 여기에 폭우가 쏟아졌거든요. 200mm 넘는 비가 와서 산사태가 심각해요. 반달가슴곰의 방사장 복구 작업을 꽤 오랜 시간 동안 해야 할 것 같아 당분간은 체험이 힘들다고 합니다. 먼 길 오셨을 텐데 동물들을 무리하게 보여드릴 수는 없어서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반달가슴곰은 인간 중심적인 삶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다. 그 동물을 보호하고 있는 곳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중 하나인 소나기성 폭우의 피해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