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안내하는 이상현 북한우표 소장가 <사진=이상현>
이혁진
이상현 소장가, 우표 나눔과 기부에도 앞장서
이번 우표 전시는 37년간 북한 우표를 수집해 온 기업인 이상현 ㈜태인 대표이사의 노력으로 성사됐다. 이 대표는 일본 수집가들이 가지고 있는 희귀 북한 우표들을 찾아오기 위해 북한 우표 수집을 시작했다고 한다. 북한 우표 수집품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2003년 평양의 조선우표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우표에 나온 인물들이 우리 민족의 역사적 위인으로 남북이 공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데 이번 전시회의 의미가 크다"며 전시회 취지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전시에 앞서 2018년 10월 당시 남북화해 분위기에 발맞춰 서울역 옛 청사인 '문화역서울284'에서 북한우표 특별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통일부 초청 남북한우표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뿐 아니라 수집한 우표를 기증함으로써 '우표 나눔과 기부'에도 적극적이다. 2018년 8월 안중근의사 숭모회와 기념관에 안중근 의사 관련 일본제일은행권 화폐와 기념우표, 주화 등을 기증했다. 특히 2004년 북한에서 발행한 안중근의사 기념우표는 안의사 탄신 125주년을 기념해 100매 한정발행한 것으로 소장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8월 국립국악원에도 북한 우표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발행한 전통음악 우표까지 남북한 전통음악 우표 전 종을 기증했다.
이 대표의 우표 수집은 우표가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문화재'라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우표는 과거, 현재, 미래의 '역사'와 '거울'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조그만 우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발행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살피면 사회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도 전망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북한우표 수집은 북한에서 직접 우표를 들여올 수 없기 때문에 해외 수집가와 우표수집단체를 통해 발행정보를 입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해방 이후 초기 우표들의 경우 좋은 상태의 우표를 구하기 어렵고, 값도 많이 나가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우표들은 해외 유명 경매를 통해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 현재 이 대표가 소장한 우표는 얼마나 될까. 그는 "조선과 대한제국 포함해 남한과 북한에서 발행한 우표와 우편엽서를 수집하는데 우표 종수로 만종이 넘고, 엽서는 3천 종 정도"라 귀띔했다.
이 대표는 북한 우표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이념적, 정치적 구호가 담긴 우표가 많은 북한에 비해 남한이 다양한 주제의 우표를 발행하는 건 사실이지만, 북한 우표의 디자인과 품질, 기획력 등 상품성은 남한과 거의 대등한 수준이라 한다.
이 대표는 "DVD우표를 세계 최초로 발행한 나라가 북한이며, 금박우표, 시변각우표(그림이나 글자를 넣어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색상이 변하는 우표), 입체우표 등 다양한 모양의 우표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우표발행을 통해 해외 수익원을 창출하는 우편강국이라는 의미라고.